위의 글은 구한말의 의병장인 의암(毅菴)이 어떤 일을 겪은 뒤 느낀 바를 적은 <직목설(直木說)>에 나오는 말입니다.
의암이 어느 날 집을 짓기 위해 두 종을 시켜 곧은 나무를 구해 오게 하였는데, 한 명은 곧지 않은 나무를, 다른 한 명은 곧은 나무를 구해 돌아왔습니다. 의암이 곧지 않은 나무를 구해온 종에게 어찌 된 일인지 물으니, 그 종이 자초지종을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산에 가보니 앞에 곧게 보이는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살펴보았는데 곧지 않은 데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무를 베었는데, 베어 보니 곧지 않았습니다.” 곧은 나무를 구해온 종에게도 어떻게 곧은 나무를 구해 오게 되었는지 물으니, 그 종이 자초지종을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명을 듣고서는 귓가에 곧은 나무라는 말이 맴돌았고 문을 나설 때는 마음에 온통 곧은 나무 생각뿐이었고 산에 들어서서는 눈은 오직 곧은 나무만을 찾았습니다. 쭉쭉 뻗은 나무가 간간이 있어 다가가 살폈더니 앞에서 봐도 그럴싸하고 오른쪽에서 봐도 그럴싸하고 왼쪽에서 봐도 그럴싸하였는데 뒤에서 보면 곧지 않았습니다. 다른 나무에 다가가 살폈더니 마찬가지고 또 다른 나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러기를 네댓 번 반복하다가 고개를 들어 멀리 산중을 바라보았더니 은은히 모습을 드러낸 빼어난 나무가 하나 있었습니다. 다가가 살펴보니 앞에서 봐도 곧았고 오른쪽에서 봐도 곧았고 왼쪽에서 봐도 곧았으며 뒤에서 봐도 곧았습니다. 그래도 미심쩍어서 멀리서 보았더니 곧았고 가까이서 보았더니 곧았고 왔다 갔다 하면서 보고 빙 둘러 가면서 보았더니 곧았습니다. 곰곰이 생각한 뒤에 결심하고서 나무를 베어 보았더니 곧은 나무였습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고를 때 곧지 않은 나무를 구해온 종의 전철을 밟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대충 대하거나 자신의 익숙한 견해에만 의존해 가벼이 결정할 때의 결과가 그렇습니다.
의암은 집을 짓는 데 곧은 나무가 필요한 것처럼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도 곧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로 글을 끝맺었습니다. 곧은 나무로 집을 지어야 집이 튼튼하듯이 곧은 사람을 골라 나라를 다스리게 해야 나라가 바르게 다스려질 수 있겠지요. 지금은 집 짓는 데 쓸 나무를 베는 도끼가 일반 대중의 손에 놓여 있는 시대입니다. 나무를 찾아 산에 들어갈 때 위 글에서 곧은 나무를 베어 돌아왔던 종의 마음씀과 태도를 한번 떠올려 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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