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광의리/고전 청풍

書淸風寒碧軒圓齋先生次朱文節公悅韻後

청풍선비 2013. 7. 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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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淸風) 한벽헌(寒碧軒)의, 원재 선생(圓齋先生)이 문절공(文節公) 주열(朱悅)의 운자를 따라 지은 시의 뒤에 쓰다.

 

동으로 뻗은 산줄기 해와 달을 맞이하고 / 列嶽東回賓日月
서쪽으로 쏟는 강물 구름 연기 토하누나 / 大江西注吐雲煙
청풍 고을 맑은 바람 쓸어안고 서울 가서 / 欲將一縣淸風去
솟을대문 대감님께 자랑 한번 해 볼까 / 須問黃扉閣老傳

 

문절공의 시이다.


 

해 지도록 송사 일로 괴롭히는 사람 없어 / 浹日無人煩訟牒
수시로 손님 맞아 차 연기 모락모락 / 有時迎客颺茶煙
바람 맑은 청풍 고을 산기슭에 얽은 초당 / 傍山茅屋淸風縣
한벽헌 그 이름이 상국 통해 소문났네 / 寒碧軒從相國傳

 

지청풍군사(知淸風郡事) 정추(鄭樞)의 시이다.

 


선조의 문집에서 일찍이 이 시를 본 적이 있었는데 저번에 본 고을에 가서 누각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니, 벌여 있는 산줄기와 긴 강물이 마치 내 자신이 그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 듯 실감이 났다. 그런데 한참 동안 회상한 뒤에 보니 옛날의 편액이 보이지 않았다. 이에 지금 이 시들을 판각하여 그 고을로 보내 걸어 놓게 함으로써 옛 자취를 보존하게 하였다.

청풍(淸風) …… 쓰다 : 원재 선생(圓齋先生)은 한강의 7대조인 정추(鄭樞)를 말한다. 자는 공권(公權)이며, 좌사의대부(左司蟻大夫) 정포(鄭誧)의 아들로 고려 말의 문신이다. 뒤에 자를 이름으로 썼다. 주열(朱悅)은 충렬왕(忠烈王) 때의 문신으로 자는 이화(而和), 본관은 능성(綾城)이며 문절은 그의 시호이다. 본 글은 주열이 지은 충청도 청풍 고을의 한벽헌에 있던 시와 정추가 지청풍군사(知淸風郡事)로 재직할 당시 그 운자에 따라 지은 시를 동시에 열거하고 이를 판각하여 다시 한벽헌에 걸어 놓게 한 전말을 간략하게 서술한 것이다.
상국(相國) : 주열(朱悅)을 가리킨다.

 

 

[원문]

 

寒岡先生文集卷之九

雜著

書淸風寒碧軒圓齋先生次朱文節公悅韻後

 

列嶽東回賓日月。大江西注吐雲煙。欲將一縣淸風去。須問黃扉閣老傳。文節公

浹日無人煩訟牒。有時迎客颺茶煙。傍山茅屋淸風縣。寒碧軒從相國傳。知淸風郡事鄭樞。

先祖集中。曾見此詩。頃到本郡。登樓觀賞。列峀長江。宛如當日。感想之餘。未見舊扁。今玆登板送揭。以存舊迹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