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포럼/사상(유학)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

청풍선비 2010. 8. 18. 23:57

항목명(한자)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
소표제 정의/내용/한국적 특징
주제어 성리학/이기론
성격1 사상
성격2 유학
시대 조선
주창자 주희(朱憙)/이황(李滉)/이이(李珥)/서경덕(徐敬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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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성리학이기론에서 모든 존재의 생성과 변화를 이와 기의 두 요소의 결합으로 보는 이론.
내용 중국사상사에 있어 세계와 현실존재에 대한 해명은 노장사상(老莊思想)의 자연적 세계관과 후기 음양오행으로 대표되는 기적 세계관(氣的世界觀)이라는 하나의 흐름이 있고, 선진(先秦)에 있어서의 천(天)과 ≪주역≫에서의 태극을 세계의 근원자로 보는 두 흐름이 있다. 성리학의 이기론은 불교의 이사론(理事論)의 영향 아래에서 이 두 흐름을 종합한 것이기에 처음부터 강한 이원론적 성격을 가지게 되었다. 이와 같은 이기이원론은 주돈이(周敦頤)와 정이(程頤)를 거쳐 주희(朱憙)에 이르러 완성된 것이다. 다만 성리학의 이기이원론은 서양의 이원론이 신과 세계, 정신과 육체 등 상호 대립적인 두 요소로 이루어진 것임에 비하여, 이기의 두 요소는 상대적인 동시에 상수적(相須的)인 것으로 본다는 데 그 특징이 있다. 성리학에 있어서 이는 존재가 존재이게 하는 소이연(所以然)의 원리이며, 동시에 변화 속에서 자기동일성을 유지하게 하는 존재의 본질(性)이다. 이에 비하여 기는 소이연의 이가 존재화하는 데 갖추어야 할 터전이며, 동시에 현실 존재의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구성요소이다. 그러나 이처럼 서로 달리 규정되는 이와 기는 현실존재에 있어서는 서로 분리되어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와 기의 관계를 '하나이면서 둘이며, 둘이면서 하나(一而二 二而一)'라고 표현하며, 그 하나임을 불리(不離)라 하고, 그 둘임을 부잡(不雜)이라 한다. 다만 성리학의 이기론은 단순히 존재세계에 대한 해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인간존재에 대한 해명을 위하여 제기된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가치체계를 근거지어주기 위하여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많은 논리적인 문제가 파생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이기관계에 있어서 생성론적인 선후(先後)의 문제와 가치론적인 경중(輕重)의 문제가 가장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순수한 존재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기의 관계는 그들이 현실존재 속에서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 불상리(不相離)이다. 한편 이선기후(理先氣後)와 이중기경(理重氣輕)을 내세워 이기의 불상잡(不相雜)을 강조함에는 강한 가치론적인 시각이 표출된다. 이렇게 보면 주희에 의하여 확립된 이기이원론은 사실상 이(理) 우위를 전제한 이기이원론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주자학의 강한 이념성의 근거가 있고, 동시에 후기 성리학이 관념성과 공소성으로 흘러 기학파(氣學派)의 반격을 받게 된 이유가 있다.
한국적 특징 한국성리학의 흐름에서도 초기에 있어서는 주희의 이와 같은 이 우위적 이기이원론이 주류를 이룬다. 초기 성리학 형성에 큰 공헌을 한 정도전(鄭道傳)권근(權近)의 이선기후의 입장이나, 이황(李滉)의 이존기비(理存氣卑)의 주장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기에 대한 이의 능동성과 주재성(主宰性)을 강조한 이황의 이원론적인 시각은 그 뒤 이현일(李玄逸)•이진상(李震相) 등 영남학파로 이어져 이일원론으로 전개되었다. 한편 이와 같은 가치론적인 흐름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존재론적인 관점에서 이기의 불리(不離)를 강조하는 학자로서 이이(李珥)를 들 수 있다. 그는 보통 서경덕(徐敬德)의 기철학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이기론은 존재론과 가치론을 함께 아우르는 주자학의 이중적 성격을 나름대로 계승한 것이다. "이와 기는 혼연하여 틈이 없어서 원래 서로 떠나지 않았으니, 두 가지 존재[二物]라 할 수 없다."라고 하여 이기이원론을 거부하며, "이의 근원도 하나일 뿐이요 기의 근원도 하나일 뿐이라 서로 떠날 수 없으니, 이와 기는 하나이다."라고 하여 이기일원론의 입장을 확인하고 있다. 그는 특히 이와 기의 분리될 수 없는 통일성을 '이기지묘(理氣之妙)'라는 개념으로 제시하였다. 그는 기를 '발동하는 것(發者)'이고 이는 '발동하는 까닭(所以發者)'이라고 보고, '기가 없는 이는 발동할 수 없고(不能發), 이가 없이는 발동이 없다(無所發)라' 하여 어느 한쪽이 결여될 수 없는 통일체로 인식하였다. 이와 같은 그의 이기론은 김장생(金長生)송시열(宋時烈)을 거쳐 기호학파에 정통적으로 계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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