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기타자료

오찬 / 술지(述旨)

청풍선비 2010. 10. 19. 08:42

주역 / 오찬 / 술지(述旨)


▣ 술지(述旨)


昔在上古에 世質民淳하여 是非莫別하고 利害不分이러니 風氣旣開에 乃生聖人하시니 聰明睿知(智) 出類超群이라 仰觀俯察하사 始奇偶하시고 敎之卜筮하여 以斷可否라 作爲君師하여 開鑿戶하니 民用不迷하여 以有常守러니 降及中古에 世變風移하여 淳質喪하여 民僞日滋라 穆穆文王이 身蒙大難하여 安土樂天하사 惟世之患이라 乃本卦義하여 繫此彖辭하시고 爰及周公하여 六爻是資라 因事設敎하사 丁寧詳密하시니 必中必正이라야 乃亨乃吉이라 語子惟孝요 語臣則忠이니 鉤深闡微하여 如日之中이러니 爰末流하여 淫於術數하니 句成欺하고 黃裳亦誤라 大哉孔子여 晩好是書하사 韋編旣絶하시니 八索라 乃作彖象, 十翼之篇하시니 專用義理하여 發揮經言이라 居省象辭하고 動察變占이라 存亡進退와 陟降飛潛에 曰毫曰釐가 匪差匪繆하니 假我數年이면 庶无大咎리라 恭惟三古의 四聖一心이라 垂象炳明하여 千載是臨하니 惟是學者 不本其初하여 文辭象數에 或肆或拘라 嗟予小子 旣微且陋하니 鑽仰沒身이나 奚測奚究리오 匪警滋荒이며 匪識(지)滋漏일새 維用存疑하니 敢曰垂後아


옛날 상고시대(上古時代)에는 세상이 질박하고 백성들이 순박하여 시비(是非)를 구별하지 않고 이해(利害)를 나누지 않았는데, 풍기(風氣)가 이미 열림에 마침내 성인(聖人)이 나시니, 총명예지가 사람들보다 뛰어나고 무리들보다 뛰어났다. 우러러 보고 굽어 살피시어 비로소 기(奇)와 우(偶)를 그으시고 복서(卜筮)를 가르쳐 가부(可否)를 결단하게 하였다. 일어나 군사(君師)가 되어 문호를 열어주니, 백성들이 미혹되지 않아 떳떳하게 지킴이 있었는데, 중고시대(中古時代)로 내려와서는 세상이 변하고 풍속이 바뀌어서 순박함이 흐려지고 질박함을 잃어 백성들의 거짓이 날로 불어났다.

목목(穆穆)하신 문왕(文王)은 몸소 큰 난리를 만나 처한 위치를 편안하게 여기고 천명(天命)을 즐기시어 세상을 걱정하였다. 이에 괘(卦)의 뜻에 근본하여 이 단사(彖辭)를 다시고 주공(周公)에 이르러는 육효(六爻)에 의뢰하였다. 일에 따라 가르침을 베풀어 정녕하고 자세하게 설명하시니, 반드시 중(中)이고 반드시 정(正)이어야 형통하고 길하다. 자식을 말할 때에는 효(孝)이고 신하를 말할 때에는 충(忠)이니, 깊은 이치를 탐구하고 은미한 이치를 밝혀서 해가 중천(中天)에 있는 것과 같았는데, 말류(末流)에 이르러서는 술수(術數)에 빠지니, 누구(句)가 속임을 이루고 황상(黃裳)이 또한 잘못되었다.

위대하신 공자(孔子)여! 만년(晩年)에 이 책을 좋아하시어 가죽 책끈이 이미 끊기시니, 팔색(八索)을 모두 들었다. 이에 〈단전(彖傳)〉·〈상전(象傳)〉 등 십익(十翼)을 지으시니, 오로지 의리를 가지고 경전(經傳)의 말을 발휘하였다. 거할 때에는 상(象)과 사(辭)를 살피고 동할 때에는 변(變)과 점(占)을 살피니, 존망(存亡)과 진퇴(進退), 척강(陟降)과 비잠(飛潛)[날짐승과 물고기]에 털끝만큼도 어긋나지 않고 틀리지 않으니, 나에게 몇 년의 수명을 연장해 준다면 거의 큰 허물이 없을 것이라 하셨다. 공손히 생각하건대 삼고(三古)의 네 성인(聖人)이 똑같은 마음이시다.

상(象)을 드리움이 밝아서 천 년에 임하셨는데, 다만 배우는 자들이 처음을 추원(推原)[근원을 추구함]하지 아니하여 문사(文辭)와 상수(象數)에 혹 함부로 하고 혹 구애되었다.

아! 나 소자(小子)는 이미 미천하고 또 누추하니, 연구하고 우러름에 일생을 마치려 하나 어찌 측량하고 어찌 연구할 수 있겠는가. 일깨우지 않으면 더욱 황폐해지고 기억하지 않으면 더욱 누락되기에 의심나는 것을 기록하여 두니, 감히 후세에 드리운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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