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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는 사람의 마음이 사물에 감동되어 말의 나머지에 나타난 것이니, 마음의 감동하는 바에 사(邪)와 정(正)이 있다. 그러므로 말에 나타나는 바에 시(是)와 비(非)가 있을 것이니, 오직 성인(聖人)이 윗자리에 계시면 감동된 것이 바르지 않음이 없어 그 말씀이 모두 족히 가르침이 될 수 있는 것이요, 혹시라도 감동됨이 잡(雜)되어 발(發)하는 바가 선택할 것이 없지 못하면 윗사람이 반드시 스스로 돌이킬 바를 생각해서 이것을 인하여 선(善)을 권면하고 악(惡)을 징계함이 있으니, 이 또한 가르침이 된다. 저 옛날 주(周)나라의 전성기에 위로는 교제(郊祭)와 종묘제사(宗廟祭祀)와 조정(朝廷)으로부터 아래로는 향당(鄕黨)과 여항(閭巷)에 이르기까지 그 <시(詩)의> 말이 순수하여 모두 정도(正道)에서 나온 것은 성인(聖人)이 진실로 이것을 성률(聲律)에 맞추어 지방 사람들에게도 사용하고 국가에도 사용하여 천하(天下)를 교화하였고, 열국(列國)의 시(詩)에 이르러서는 천자(天子)가 순수(巡狩)할 때에 또한 반드시 이것을 진열하고 관찰하여 출척(黜陟)의 법을 행하였다. 그런데 시대가 내려와서 소왕(昭王)·목왕(穆王) 이후부터는 점점 침체하여 동쪽으로 천도(遷都)함에 이르러는 마침내 폐지되고 강(講)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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