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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국가의 축산업이 존폐의 기로에 설 정도로 온 나라가 구제역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베트남에 갔다 와서 병을 옮겼다고 하여 안동의 한 농장주는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민족 최대의 명절임에도 전염을 걱정하여 고향에서는 외지 사람의 방문을 막는 금줄이 쳐졌다. 애지중지 키우던 소와 돼지를 산채로 묻고 다음 생에는 사람으로 태어나라고 기원하며 농장주들은 한없이 울었다. 안락사 주사를 맞은 어미 소가 정신이 혼미한 와중에도 버티고 서서 새끼에게 젖을 다 먹인 다음 죽어갔다는 소식에 국민들도 눈물을 펑펑 쏟았다.
수백 년 전 인조 때의 시 한 편이 오늘날의 상황을 그대로 그린 듯하다. 농부들의 울부짖는 모습을 과장되게 묘사하지 않고 목동의 피리소리가 끊어진 것으로 표현한 절제미가 더욱 많은 여운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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