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포럼/장여헌(장현광)

여헌선생문집 제10권_명(銘)_이철명(二鐵銘)

청풍선비 2011. 3. 24. 14:56

여헌선생문집 제10권_

명(銘)_

 

이철명(二鐵銘)

 


나는 늙어서 짝이 있으니 / 我有老伴
한 칼집에 두 쇠붙이네 / 一韜二鐵
강력한 보필이 되어 / 爲之强輔
자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오 / 不離座側
이상은 명(銘) 1장임.

덕(德)은 원(元)과 형(亨)이 먼저이고 / 德先元亨
이(利)와 정(貞)으로 끝을 마치며 / 終以利貞
오행(五行)은 목(木)과 화(火)가 먼저이고 / 行首木火
다음에 토(土)와 금(金)과 수(水)이네 / 土而金水
이(利)가 아니고 금(金)이 아니면 / 不利不金
조화를 일으킬 수 없네 / 造化無紀
이상은 명 2장임.

이미 하나가 있으면 / 旣有一焉
둘이 없을 수 없고 / 不得無二
이미 둘이 있으면 / 旣有二焉
넷이 없을 수 없네 / 不得無四
둘은 하나에서 나왔으니 / 二出於一
그 근본은 하나이며 / 其本則一
넷은 둘에서 나왔으니 / 四出於二
둘이 어찌 다하겠는가 / 二焉何畢
이치가 본래 이와 같으니 / 理自如是
어찌 인위(人爲)에서 나왔겠는가 / 豈由人出
지혜가 여기에 미치면 / 知及乎此
이 역(易)의 이치를 알리라 / 知有是易
이상은 명 3장임.

성은 따르고 변하나/ 性從而革
너의 덕은 한결같고 / 爾德則一
질은 강하면서도 유하니 / 質剛而柔
너의 도는 중도(中道)이다 / 爾道則中
네 도를 행하고 네 덕을 간직하니 / 道爾道德爾德
바로 내가 간직하고 있는 진리이네 / 卽我所秉之衷
이상은 명 4장임.

옛날 남명(南冥) 조 선생(曺先生)은 방울이 있었는데 이름하기를 성성자(惺惺子)라 하고, 큰 칼이 있었는데 명(銘)을 쓰기를 “안에 밝음은 경(敬)이요, 밖에 결단함은 의(義)이다.” 하였다.
나는 젊었을 때에 이 말을 듣고는 생각하기를, “자신의 덕을 닦는 데에는 굳이 외물(外物)을 빌릴 필요가 없고, 스승과 벗의 절차탁마(切磋琢磨)가 있으면 충분하다.”고 여겼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늙었다. 강력한 보필(輔弼)이 없으므로 너를 얻어 보필로 삼으니, 심하다! 나의 쇠함이여.


 

[주D-001]성은 따르고 변하나 : 쇠의 성질은 옛날 그대로 있기도 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기도 함을 말한 것이다. 《서경(書經)》 홍범(洪範)에 “오행(五行)의 성질은 물은 짜고 아래로 내려가며, 불은 불타고 위로 올라가며, 나무는 곧기도 하고 굽기도 하며, 쇠는 따르기도 하고 변하기도 하며, 흙은 농사지어 심고 거둔다.[水曰醎下 火曰炎上 木曰曲直 金曰從革 土爰稼穡]”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