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홍재전서경사강의
계사전 하(繫辭傳下) 제10장
청풍선비
2010. 12. 22. 21:34
홍재전서 제104권
경사강의(經史講義) 41 ○ 역(易) 4
[계사전 하(繫辭傳下) 제10장]
“삼재(三才)를 겸하여 둘로 한다.”고 한 것은 바로 천(天)ㆍ지(地)ㆍ인(人)의 삼재가 하나의 물(物)이면서 체(體)가 둘이라는 말이다. 하늘의 도는 음양(陰陽)이고, 땅의 도는 강유(剛柔)이다. 그리고 사람의 도가 확립되는 것은 인의(仁義)뿐만이 아니라 오상(五常)이 갖추어진 뒤에 사람다운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인데, 인의만을 말한 이유는 어째서인가? 음양과 강유의 뜻에 짝하기 위해 그러한 것인가? 대개 하늘의 음양은 양 가운데의 음양이고, 땅의 강유는 음 가운데의 음양이다. 사람의 인의를 음양과 강유에 나누어 배속시키면 인은 만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봄에 해당하고 의는 만물을 죽이는 가을에 해당하니, 인은 양에 속하고 의는 음에 속한다. 또 양자(揚子)의 “인은 유(柔)하고 의는 강(剛)하다.”고 한 말을 가지고 관찰하면, 인의 체(體)는 강하되 용(用)은 유하며 의의 체는 유하되 용은 강한 것이다. 주자가 “양 가운데의 음과 음 가운데의 양이 서로 그 뿌리를 간직하고 있다.”고 한 말은 극진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외에 별도로 들을 만한 것이 있는가?
[강세륜이 대답하였다.]
한 괘의 여섯 획을 가지고 말하면 5효와 상효가 하늘에 해당되니 이것은 하늘의 음양이고, 3효와 4효가 사람이 되니 이것은 사람의 인의(仁義)이며, 초효와 2효가 땅에 속하니 이것은 땅의 강유인데, 그것이 “삼재(三才)를 겸하여 둘로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하늘의 도는 기(氣)로 말하여 음양이라고 한 것이고, 땅의 도는 질(質)을 말하여 강유라고 한 것입니다. 사람의 도인 인의는 바로 이치로 말한 것인데, 사람에게 있는 이치는 인의일 뿐만이 아니니 마땅히 오상(五常)의 이치를 아울러 말해야 합니다. 그러나 인(仁)ㆍ의(義) 속에 예(禮)ㆍ지(知)ㆍ신(信)의 이치를 다 포함하고 있으니, 인의는 특히 사람의 도 중에 큰 것입니다. 그래서 맹자가 “인의가 있을 뿐이다.”라고 한 것이니, 그렇다면 사람의 도를 들면서 인의만을 말한 것은 대개 인과 의를 들면서 오상을 포함하여 음양과 강유에 배합시키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음양과 강유와 인의를 나누어 배속시키는 문제는 성상(聖上)의 말씀 중에서 이미 남김없이 밝히고 있어 신(臣)이 다시 변론할 것이 없습니다. 다만 《역경》은 성인(聖人)이 이 사람들을 위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장차 이것으로 성명(性命)의 이치를 따르게 한 것이다.”라고 한 것입니다. 이치는 곧 하늘이 사람에게 부여한 것이고 사람이 하늘에게서 받은 것으로, 삼재(三才)의 도에 비록 각각 음양과 강유와 인의의 차이는 있지만 인의 속에도 음양과 강유의 이치를 갖추고 있습니다. 대개 사람이 음양의 기를 지고서 그 생명을 얻고, 강유의 바탕을 본받아 그 형체를 이루고, 인의의 이치를 갖추어 그 성(性)을 이루었으니, 이것이 곧 삼재의 도가 한 몸에 겸하여 있는 것입니다. ‘인’은 만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봄에 속하여 그 기는 발생시키는 것이니 이는 하늘의 음양에 해당되고, ‘의’는 만물을 죽이는 가을에 속하여 그 기는 거두어들이는 것이니 이는 땅의 음양에 속합니다. ‘인’의 체는 강하되 용은 유하니 이것이 양 가운데의 음이고, ‘의’의 체는 유하되 용은 강하니 이것이 음 가운데의 양입니다. 그렇다면 능히 인의의 성(性)을 다하면 천지의 도를 극진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자가 “서로 그 뿌리를 간직하고 있다.”고 한 말은 하늘과 사람 사이의 미묘한 이치를 밝혔다고 할 수 있으니, 신(臣)의 보잘것없는 학문으로 또다시 어찌 감히 저의 소견을 별도로 세워 주자가 말하지 않은 것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까.
한 괘의 여섯 획을 가지고 말하면 5효와 상효가 하늘에 해당되니 이것은 하늘의 음양이고, 3효와 4효가 사람이 되니 이것은 사람의 인의(仁義)이며, 초효와 2효가 땅에 속하니 이것은 땅의 강유인데, 그것이 “삼재(三才)를 겸하여 둘로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하늘의 도는 기(氣)로 말하여 음양이라고 한 것이고, 땅의 도는 질(質)을 말하여 강유라고 한 것입니다. 사람의 도인 인의는 바로 이치로 말한 것인데, 사람에게 있는 이치는 인의일 뿐만이 아니니 마땅히 오상(五常)의 이치를 아울러 말해야 합니다. 그러나 인(仁)ㆍ의(義) 속에 예(禮)ㆍ지(知)ㆍ신(信)의 이치를 다 포함하고 있으니, 인의는 특히 사람의 도 중에 큰 것입니다. 그래서 맹자가 “인의가 있을 뿐이다.”라고 한 것이니, 그렇다면 사람의 도를 들면서 인의만을 말한 것은 대개 인과 의를 들면서 오상을 포함하여 음양과 강유에 배합시키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음양과 강유와 인의를 나누어 배속시키는 문제는 성상(聖上)의 말씀 중에서 이미 남김없이 밝히고 있어 신(臣)이 다시 변론할 것이 없습니다. 다만 《역경》은 성인(聖人)이 이 사람들을 위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장차 이것으로 성명(性命)의 이치를 따르게 한 것이다.”라고 한 것입니다. 이치는 곧 하늘이 사람에게 부여한 것이고 사람이 하늘에게서 받은 것으로, 삼재(三才)의 도에 비록 각각 음양과 강유와 인의의 차이는 있지만 인의 속에도 음양과 강유의 이치를 갖추고 있습니다. 대개 사람이 음양의 기를 지고서 그 생명을 얻고, 강유의 바탕을 본받아 그 형체를 이루고, 인의의 이치를 갖추어 그 성(性)을 이루었으니, 이것이 곧 삼재의 도가 한 몸에 겸하여 있는 것입니다. ‘인’은 만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봄에 속하여 그 기는 발생시키는 것이니 이는 하늘의 음양에 해당되고, ‘의’는 만물을 죽이는 가을에 속하여 그 기는 거두어들이는 것이니 이는 땅의 음양에 속합니다. ‘인’의 체는 강하되 용은 유하니 이것이 양 가운데의 음이고, ‘의’의 체는 유하되 용은 강하니 이것이 음 가운데의 양입니다. 그렇다면 능히 인의의 성(性)을 다하면 천지의 도를 극진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자가 “서로 그 뿌리를 간직하고 있다.”고 한 말은 하늘과 사람 사이의 미묘한 이치를 밝혔다고 할 수 있으니, 신(臣)의 보잘것없는 학문으로 또다시 어찌 감히 저의 소견을 별도로 세워 주자가 말하지 않은 것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까.
이상은 계사전 하(繫辭傳下) 제10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