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사설 > 성호사설 제2권 > 천지문(天地門) >팔궁비복(八宮飛伏)
세상에 응용하는 술수[術]가 팔궁(八宮)에서 비롯되었으며, 경방(京房) 이전에는 듣지 못했다.
대개 여덟 순괘(純卦)로 팔궁을 삼아 초효변(初爻變)으로부터 오효(五爻)에 이르기까지가 총 40괘인데 상효(上爻)가 변하면 다른 궁(宮)으로 들어가니, 아직 남은 16괘를 팔궁에 나누어 배열하면 오효로부터 또한 내려가 변사효(變四爻)하여 유혼(游魂)이 되니 진(晉)ㆍ명이(明夷)ㆍ중부(中孚)ㆍ대과(大過)ㆍ가(頤)ㆍ송(訟)ㆍ수(需)ㆍ소과(小過)가 이것이요, 또한 내려가 본괘(本卦)로 돌아오면 귀혼(歸魂)이 되니, 대유(大有)ㆍ사(師)ㆍ점(漸)ㆍ수(隨)ㆍ고(蠱)ㆍ동인(同人)ㆍ비(比)ㆍ귀매(歸妹)가 이것이다.
여덟 순괘의 상효가 변하면 다른 궁으로 들어가므로 늘 상(上)에 있으면서 다른 궁과 비ㆍ복(飛伏)이 되는 것은, 건(乾)의 상이 비신(飛神)이 되면 곤(坤)의 상은 복신(伏神)이 되는 것과 같으며, 초효변으로부터 오효에 이르기까지 늘 변하는 효에만 있어 본궁(本宮)의 효와 비ㆍ복이 되는 것은, 구(姤)의 초효가 비신이 되면 건(乾)의 초효는 복신이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유혼에 이르러서는, 늘 비록 사효(四爻)에 있다 하나 기실은 건궁(乾宮)이 간(艮)으로부터 오므로 간과 비복이 되는 것이, 진(晉)의 사효가 비신이 되면 간의 사효는 복신이 되는 것과 같으며, 귀혼에 이르러서는 비록 늘 삼효에 있다 하나 밑의 이효와 같이 변하는 것인즉 기실은 곤으로부터 오므로 대유(大有)의 삼효가 비신이 되면 곤의 삼효는 복신이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퇴계(退溪)는, “대략 계몽전(啓蒙傳)에 나타났으나 아마 자세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하였으나 그 유혼의 복신은 본궁에 있다고 하였으니, 그렇다면 살피지 못한 점이 있었던 것이다. 이제라도 경방의 《역전(易傳)》을 상고하면 증명할 수 있다.
이른바, 비복이라는 것은 시일(時日) 간지(干支)의 길흉(吉凶)을 점(占)치려는 것이다. 즉 건(乾)의 초효(初爻)는 갑자(甲子)요, 구(姤)의 초효는 신축(辛丑)인 것과 같은 것이니 이른바, 납갑(納甲)이라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주D-001]경방(京房) : 한(漢) 나라 때 돈구(頓丘) 사람. 자는 군명(君明), 본성은 이(李)였음. 저서에는 《경씨역전(京氏易傳)》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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