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사설 > 성호사설 제18권 > 경사문(經史門) >고경 압운(古經押韻)
주자(朱子)가, “장상당 성필양(將上堂聲必揚)ㆍ의무발 족무궐(衣毋撥足毋蹶)의 문구는 다 옛사람이 가영(歌詠)하던 말이다.” 하였다.
경(經)에 나타난 것으로는 간혹 그 문장을 아름답게 하려고 운(韻)을 단 것이 있으니, 예를 들면, 《주역(周易)》 풍(豊)괘 상육(上六)에 풍기옥천제상야(豊其屋天際翔也) 규기호격기무인자장야(闚其戶闃其無人自藏也)와 같은 것은 운을 달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하필 천제상(天際翔)이란 한 구절을 보탰겠는가?
또 《서경(書經)》의 우공(禹貢) 편에, ‘팽려기저 양조유거(彭蠡旣瀦陽鳥攸居)’라 한 것을 보면, 양조유거(陽鳥攸居)라는 한 구절은 없어서는 안 될 것이 무엇이기에 여기에 반드시 넣었겠는가? 역시 운을 맞추기 위한 것일 것이다.
또 《서경》 중훼지고(仲虺之誥)의, ‘우현보덕(佑賢輔德)’이란 한 구절과 태서(泰誓)의 ‘아무유양(我武維揚)’이란 한 구절은 분명 가영 고무(歌詠鼓舞)의 뜻이며, 홍범(洪範)의 ‘무편무당(無偏無黨)’이란 한 구절도 역시 그러한 것인데, 풍송(諷誦)ㆍ사역(思繹)하면 오히려 사람을 흥동(興動)케 할 수 있으니, 이것이 옛사람의 글짓는 뜻이다.
또 주공(周公)이 지은 소상(小象) 같은 것에도 역시 증거될 만한 것이 있으니 즉 건(乾)괘의 재전(在田)ㆍ건건(乾乾)ㆍ재연(在淵)ㆍ재천(在天)과 곤(坤)괘의 이상(履霜)ㆍ직방(直方)ㆍ함장(含章)ㆍ괄랑(括囊)ㆍ황상(黃裳)ㆍ현황(玄黃)과 같은 문구가 어찌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겠는가? 점(漸)괘의 6효(爻)는 구절마다 쌍운(雙韻)이다. 독자가 살펴야 할 것이다.
고경 압운(古經押韻) : 옛 경(經)에는 같은 운자(韻字)를 구각(句脚)에 썼다.
장상당 성필양(將上堂聲必揚) : 《예기(禮記)》 곡례(曲禮) 상(上)에 보이는데, 당에 오를 때에는 소리를 낸다는 말이며, 당(堂)자와 양(揚)자가 같은 운(韻)이요 의무발 족무궐(衣毋撥足毋蹶)도 발(撥)ㆍ궐(蹶) 상계서에 보이는데, 옷을 헤치지 말고 발을 놀리지 말라는 말인데, 발(撥)자와 궐(蹶)자도 같은 운이다. 《類選》 卷6上 經史篇 經書門.
풍기옥천 …… 무인자장야(無人自藏也) : 이 대문은 《주역》 풍괘(豊卦) 상육(上六) 상(象)에 보이는데, “풍기옥천제상야 규기호격기무인자장야”는, 그 집을 풍부하게 함은 하늘 끝에 나는듯 함이요, 그 문을 엿보니 고요하여 사람이 없다함은 스스로 가리우는 것인데, 상(翔)자와 장(藏)자는 같은 운이다.
팽려기저 양조유거(彭蠡旣瀦陽鳥攸居) : 이 글귀는 저(瀦)자와 거(居)자가 같은 운인데, “팽려(彭蠡)가 이미 방죽으로 들어가니, 기러기[雁]의 살 곳이로다.”라고 풀이된다.
우현보덕(佑賢輔德) : 이 대문은 “어진 이를 돕고 덕 있는 이를 돕는다.”라고 풀이되는데, 《서경》 중훼지고(仲虺之誥)에, “佑賢輔德 顯忠遂良 兼弱攻昧 取亂侮亡 推亡固存 邦乃其昌”이라고 되어, 양(良)ㆍ망(亡)ㆍ창(昌)이 같은 운(韻)이다.
아무유양(我武維揚) : “우리의 무(武)를 뽑내 저들의 지경에 침입하다[我武惟揚 侵于之疆].”이라고 보이는데, 성호는 고무(鼓舞)의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양(揚)ㆍ강(疆)이 같은 운(韻)이다.
무편무당(無偏無黨) : 이 구절은 “치우침도 없고 당을 짓지도 않는다[無偏無黨王道蕩蕩].”라고 보이는데, 당(黨)과 탕(蕩)은 같은 운(韻)이다.
소상(小象) : 역(易)의 효사(爻辭)를 풀이한 글임. 주공(周公)이 지었다고 한다.
재전(在田)……재천(在天) : 《주역(周易)》 건괘(乾卦) 상(象)에, “見龍在田 德施普也 終日乾乾 反復道也 或躍在淵 進旡咎也 飛龍在天 大人造也”라고 보이는데, 전(田)ㆍ건(乾)ㆍ연(淵)ㆍ천(天)이 같은 운(韻)이고, 보(普)ㆍ도(道)ㆍ구(咎)ㆍ조(造)가 같은 운이다.
이상(履霜)…… 현황(玄黃) : 《주역(周易)》 곤괘(坤卦) 효사(爻辭)에, “初六 履霜堅氷 至 六二直方大 不習 旡不利 六三 含章可貞或從王事 旡成有終 六四 括囊旡咎旡譽 六五 黃裳元吉 上文 龍戰于野 其血 玄黃”라고 보이는데, 상(霜)ㆍ방(方)ㆍ장(章)ㆍ랑(囊)ㆍ상(裳)ㆍ황(黃)이 같은 운(韻)이다.
점(漸)괘의 …… 쌍운(雙韻)이다 : 이 대문은 《주역》 점괘(漸卦) 효사(爻辭)에, “初六 鴻漸于干 小子厲 有言 六二 鴻漸于磐 飮食衎衎 九三 鴻漸于陸 夫征不復 九五 鴻漸于陵 婦三歲不孕 上九 鴻漸于逮 其羽 可用爲儀”라고 보이는데, 간(干)ㆍ언(言)이 같은 운(韻)이고, 반(磐)ㆍ간(衎)이 같은 운이고, 육(陸)ㆍ복(復)이 같은 운이고, 능(陵)ㆍ잉(孕)이 같은 운이고, 체(逮)ㆍ의(儀)가 같은 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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