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天山遯

 

上九 肥遯 无不利.

 

   乾  天

 

 

       艮  山

    


 

 

上九 肥遯 无不利.
上九(상구) : 상구는

肥遯(비둔) : 살지게 물러남이니,

无不利(무부리) : 이롭지 않음이 없느니라.

 

肥遯 : <上九>는 일반적인 경우에 있어서도 세속에서 초탈함을 의미하므로 遯卦에선 특히 공을 이루었다는 뜻임.

 

[풀이] 상구는 양강거극무응, 조금도 딸린자가 없어 유유히 은둔의 뜻을 달성할 수 있는 여유만만의 현인이며 이렇다면 어떠한 경우라도 즐거울 리가 없다.

 

[上陽] : 만족하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물러가 숨는다. 아무런 의심도 없다. 悠悠自適(유유자적)하는 심경에 변함이 없으니 길하리라.

 

상구는 비돈이니 무불리하니라. 상왈비돈무불리는 무소의야라.
1) 상구는 살지게 물러남이니, 이롭지 않음이 없느니라. 상에 가로되 '비돈무불리'는 의심할 바가 없음이라. 
2) 뜻풀이
상구는 강한 양으로 물러나는 괘의 끝에 있고 아래로 응하여 매임도 없으니, 마음이 편안해져 이롭지 않음이 없고 의심할 바도 없는 것이다.
#1 肥遯 비돈: 상괘 건마가 가을을 맞아 (상구가 동하면 : 추) 살찌게 된 상이다. 돈괘의 상이 손하절 ( -> : 음목, 초)이니, 상구가 동한 태상절 (: 추, 구) 구로 손초를 먹어 살지게 되는 것이다.
또 군자가 편안한 곳에 물러나 안빈락도 (: 열)하니 '비돈'의 상이다.
#2 无不利 무불리: 괘의 상이 손하절 (: 근이시삼배)의 '이'가 있는데다 태의 기쁨까지 있으니 '무불리'한 것이다.
#3 无所疑也 무소의지: 상구가 동하면 함 ()이니 느끼어 통함에 의심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상구]여유롭게 물러나 앉으니 이롭지 않음이 없다.

肥遯 : 寬裕로써 물러나 앉음(마음이 너그럽고 넉넉한 자세로 물러남 또는 유유자적함의 의미)

《易.遯》:"上九﹐肥遁﹐无不利。"孔颖达疏:"子夏传曰:'肥﹐饶裕也。'……上九最在外极﹐无应于内﹐心无疑顾﹐是遁之最优﹐故曰肥遁。"后因称退隐为"肥遯"。

传 傳. 饶 饒(넉넉할 요). 极 極. 应 應. 顾 顧. 优 優. 称 稱. 隐 隱.       

 

上九, 肥遯이니 无不利하니라.

「傳」 肥者 充大寬裕之意. 遯者 唯飄然遠逝 无所係滯之爲善. 上九 乾體剛斷 在卦之外矣. 又下无所係 是遯之遠而无累 可謂寬綽有餘裕也. 遯者 窮困之時也 善處則爲肥矣. 其遯如此 何所不利.

 

飄然 ①바람에 가볍게 팔랑 나부끼는 모양 ②훌쩍 나타나거나 떠나가는 모양. 飄 나부낄 표.  

遠逝 . 장서(): ①곧 죽음을 빙 둘러서 이르는 말 서거(逝去) ②멀리 떠남 

滯 막힐 체. ㉠막히다 유통(流通)되지 않다 남다 구애되다(拘礙--), 얽매이다 쌓이다 머무르다 버려지다 엉기다 오래 되다 (판단하기)어렵다 빠뜨리다, 남겨 놓다 버려진 사람 물이 흩어지는 모양  

綽 너그러울 작. ㉠너그럽다 유순하다(柔順--) 얌전하다 많다 더디다 몸이 가냘프고 맵시가 있다  

 

[정전]肥는 관유하는 마음이 지극하다는 뜻이다. 遯은 오로지 飄然히 물러나 무엇과도 연루됨이 없어야 선이다. 상구는 건체로써 剛斷으로 괘의 끝에 있으며 아래에 연루되는 자가 없다. 그러므로 너그러우면서 여유를 가지게 된다. 遯은 곤궁에 처하는 때이므로 善處함이 곧 肥이다. 遯이 이와 같은데 이롭지 않음이 어디에 있겠는가?

 

肥는 充大하고 寬裕한 뜻이니, 은둔하는 자는 오직 飄然히 멀리 떠나가서 매이고 지체하는 바가 없는 것이 善하다. 上九는 乾體의 剛斷으로 卦의 밖에 있고 또 아래에 매인 바가 없으니, 이는 은둔하기를 멀리하여 얽매임이 없는 것이니, 너그러워 여유가 있다고 이를 만하다. 은둔하는 것은 困窮한 때이니, 잘 대처하면 肥가 된다. 그 은둔함이 이와 같으면 어느 것인들 이롭지 않겠는가.

 

「本義」 以剛陽 居卦外 下无係應 遯之遠而處之裕者也. 故其象占如此. 肥者 寬裕自得之意.

 

陽剛으로 卦의 밖에 있고 아래에 係應이 없으니, 은둔하기를 멀리하여 처하기를 여유있게 하는 자이다. 그러므로 그 象과 占이 이와 같은 것이다. 肥는 寬裕하여 自得해 하는 뜻이다.

 

 

象曰 肥遯无不利 无所疑也.

象曰(상왈) : 상에 이르기를

肥遯无不利(비둔무부리) : '비둔무부리'는

无所疑也(무소의야) : 의심할 바가 없음이라

 

상전에 말하기를 살찌게 도망감이니 이롭지 아니함이 없음은 의심하는 바가 없음이라

 

[상왈]肥遯,無不利는 迷惑되지 않음이다.

 

象曰, 肥遯无不利는 无所疑也라.

「傳」 其遯之遠 无所疑滯也. 蓋在外則已遠 无應則无累 故爲剛決无疑也.

 

[정전]遯으로 멀리 물러남에 미혹이 없다. 대개 괘의 끝에 처하면 이미 멀어진 것이고, 상응하는 바가 없으면 연루가 없는 것이므로 곧 강단에 미혹이 없는 것이다.

 

은둔하기를 멀리함은 의심하여 지체하는 바가 없는 것이니, 밖에 있으면 이미 멀고 應이 없으면 얽매임이 없다. 그러므로 강하게 결단하여 의심함이 없는 것이 된다.

 

 

 

 

 

홍재전서(弘齋全書) 제102권 [遯]

 

[遯]

遯卦之義。傳義詳矣。然以六爻觀之。均是遯也。

上三爻則曰好曰嘉曰肥。有勇退歆豓之意。下三爻則曰尾厲曰執之用革曰係遯。有留戀不決之意何也。

豈以上下二體。乾健而艮止。健者易決。止者難動而然耶。

二陰浸長而四陽方退。浸長者爲主。方退者爲賓而然耶。

 

歆 흠향할 흠. ㉠흠향하다(饗--), 제물을 받치다 부러워하다 탐내다, 탐하다 심복하다(心服--) 감동하다(感動--)

豓 고울 염. 艶의 본자.㉠곱다㉡아름답다㉢탐스럽다㉣선망하다(--)㉤부러워하다㉥탐내다㉦광택()

돈괘(遯卦)의 의의(意義)에 대해서는 《정전》과 《본의》에 상세하다. 그러나 여섯 효(爻)로 본다면 다 같이 물러난다는 뜻이다.

위의 세 효에서는 “좋아하면서도 물러남이다.”, “아름답게 물러남이다.”, “살찌게 물러남이다.”라고 하여 용퇴(勇退)를 부러워하는 뜻이 있고, 아래 세 효에서는 “물러나는 데 꼬리 격이라 위태롭다.”, “누런 소가죽을 잡음이다.”, “물러남에 미적거리는 것이다.”라고 하여 미련을 둔 채 결단을 못하는 뜻이 있으니, 어째서인가?

이는 이 괘의 상괘와 하괘 중에 위의 건(乾)은 강건(剛健)한 것이고 아래의 간(艮)은 중지하는 것으로 강건함은 결단하기가 쉽고 중지함은 움직이기가 어려워서 그러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두 음효는 차츰 자라고 네 양효는 바야흐로 물러가는데 점점 자라는 것은 주(主)가 되고 바야흐로 물러가는 것은 빈(賓)이 되기 때문에 그런 것인가?

 

抑亦君子陽類也。難進而易退。故白駒空谷。可引而遐擧矣。小人陰類也。樂勢而耽利。故駑馬棧豆。係戀而莫能決也。此所以彼有嘉好之稱。而此有係執之事也歟。

 

아니면 군자는 양에 속하여 벼슬길에 나아갈 때는 신중을 기하고 물러남은 쉽게 하므로 백구(白駒)를 타고 빈 골짝에 간 것처럼 미련 없이 훌쩍 떠나는 것이고, 소인은 음에 속하기 때문에 세력을 좋아하고 이익을 탐하므로 노둔한 말이 콩깍지를 못 잊는 것처럼 명리에 연연하여 결정하지 못하는 것인가? 이것이 위의 세 효에는 아름답고 좋은 칭찬이 있고 아래의 세 효에는 얽매이고 집착하는 일이 있게 된 까닭인가?

 

 

煕朝對。遯則一也。而上三爻有勇退底意。下三爻有留戀不決底意。此聖問所以反復推解。

而其一乾健易決。艮止難動也。

其二陰長爲主。陽退爲賓也。

其三君子陽類而易退。小人陰類而難退也。

凡此數段。實得卦爻之妙旨。如臣顓蒙。無容更議。而第以卦象言之。乾健在上。故曰好曰嘉之稱。多在上爻。艮止在下。故曰執曰係之稱。多在下爻。大體然矣。

而又若逐爻分言之。白駒空谷。飄然遐擧者。上九之肥遯似之。駑馬棧豆。低回眷戀者。九三之係遯似之。

至於初六之陰。九四之陽。果可謂浸長者爲主。方退者爲賓。

而惟此六二一爻。可以貼看於時義矣。夫九五之君。以中正親合。極其堅固。則六二之將欲遯往者。顧何異於君奭之告老于成王耶

然則吳氏所謂不當遯三字。正爲此爻之時而然也。如是說去。遯之六爻之義。庶無遺蘊矣。

 

數段. 數段說法 몇 단계()로 불법()을 설명()하는 일  

顓 오로지 전. ㉠오로지 착하다 어리석다 삼가는 모양 작은 모양 중국 고대 제왕의 이름 성(姓)의 하나

逐 쫓을 축.㉠쫓다, 쫓아내다 뒤쫓다, 뒤따라가다 도망가다(逃亡--) 달리다 구하다, 찾다, 추구하다(追求--) 다투다 따르다 방탕하다(放蕩--) 하나하나, 차례대로(次例--) 돼지 (돈) 

眷 돌볼 권.㉠돌보다, 보살피다 베풀다 사모하다, 그리워하다 돌아보다 겨레붙이 권속(屬), 식솔(食率), 권솔(率: 한집에 거느리고 사는 식구) 은총(恩寵)

貼 붙일 첩.㉠붙이다 붙다 보태주다 저당잡히다(抵當---) 따르다 도와주다 메우다 보조금 수당

遺 ㉠남기다 끼치다 잃다 버리다 물리다 보내다 오줌

 

[김희조가 대답하였다.]

‘물러난다’고 하는 뜻은 같은데 위의 세 효는 용퇴하는 뜻이 있고 아래의 세 효는 연연하여 결정하지 못하는 뜻이 있습니다. 이것이 성상(聖上)의 질문에서 반복하며 유추하여 풀이하신 까닭인데,

그 첫 번째 것은 건(乾)은 강건한 것이므로 결정하기가 쉽고 간(艮)은 중지하는 것이므로 움직이기가 어렵다는 것이고,

두 번째 것은 자라나는 음(陰)은 주(主)가 되고 물러나는 양(陽)은 빈(賓)이 된다는 것이고,

세 번째 것은 군자는 양에 속하므로 물러남이 쉽고 소인은 음에 속하므로 물러남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 몇 가지는 진실로 괘(卦)와 효(爻)에 대해 오묘한 뜻을 터득하신 것으로서 신(臣)과 같이 어리석은 자는 더 의논드릴 것이 없습니다. 다만 괘상(卦象)으로 말씀을 드리면 건은 강건한 것으로 위에 있기 때문에 ‘좋다’라던가 ‘아름답다’라고 일컬은 것이 위의 효에 많이 있고, 간은 중지하는 것으로 아래에 있기 때문에 ‘잡는다’라던가 ‘얽매인다’라고 일컬은 것이 아래의 효에 많이 있는데, 이는 대체로 그러한 것입니다.

또 만약에 효마다 나누어서 말한다면 백구(白駒)를 타고 빈 골짝을 찾아 미련 없이 훌쩍 떠나는 것은 상구(上九)에서 “살찌게 물러남이다.”라고 한 것이 이와 비슷하고, 노둔한 말이 콩깍지를 못 잊어 기웃거리며 연연해하는 것은 구삼(九三)에서 “물러남에 미적거리는 것이다.”라고 한 것이 이와 비슷합니다.

그리고 초육(初六)의 음과 구사(九四)의 양과 같은 경우는 진실로 점점 자라는 것이 주가 되고 바야흐로 물러나는 것이 빈이 됩니다.

그러나 육이(六二)의 한 효에 대해서는 시대의 사정과 형편에 맞게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저 구오(九五)의 임금과는 중정(中正)한 도로써 친합(親合)하여 그 견고함이 지극한 사이인데, 그러한 육이가 물러나고자 하는 것은 군석(君奭)이 성왕(成王)에게 은퇴(隱退)를 청한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오기(吳綺)가 “물러남이 합당치 않다.”고 한 말은 이 효에 해당하는 시기에 그러한 것입니다. 이렇게 해설해 가면 돈괘 여섯 효의 의의가 거의 풀리지 않음이 없을 것입니다.

 

 

象曰君子以。遠小人。不惡而嚴。遠字極好看。惟其遠也。故嚴生焉。嚴故不惡而自遠。

天之穆然。何嘗有意於人之嚴畏。而人自嚴畏者。以其至險之不可升。日月之無得踰也。

故曰不大聲以色。若至於形色之發見。則其於遠小人之道亦末矣。此論得無與經旨剌謬否。

 

剌 발랄할, 어그러질 랄(날)㉠발랄하다 어그러지다, 서로 반대되다 어지럽다, 어지럽게 되다, 시끄럽게 되다 마음이 바르지 아니하다 사물의 소리 물고리가 뛰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 수라 (라)

謬 그르칠 류(유)㉠그르치다 잘못하다 속이다 착오(錯誤)를 저지르다 틀리다 사리에 맞지 않다 어긋나다 잘못 착오(錯誤) 미친 소리

 

대상(大象)에 이르기를, “군자가 본받아서 소인을 멀리하되 나쁘게 대하지 않고 엄숙하게 한다.”고 하였는데, ‘멀리한다’고 한 원(遠) 자를 극히 잘 보아야 하겠다. 오직 멀리하기 때문에 엄숙함이 생기는 것이고 엄숙하기 때문에 나쁘게 대하지 않아도 절로 멀어지는 것이다.

거룩하신 하늘이 언제 사람을 두렵게 하려는 뜻이 있었겠는가. 그러나 사람이 스스로 두려워하는 것은 하늘이 지극히 험난하여 오를 수가 없고 해와 달은 타고 넘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소리와 얼굴색을 크게 하지 말아야지 만약에 표정으로 나타내게 되면 소인을 멀리하는 방도에 있어서는 근본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하였는데, 그 말은 경문(經文)의 뜻과 어긋나는 것이 아닌가?

 

 

崑秀對。山不絶人而高不能躋。君子不絶小人而嚴不可犯者。此非大象之義乎。

今夫有二人於此。一是君子也。一是小人也。則爲君子者固當絶之斥之。而其所以絶之之道。豈有他哉。

不過矜其容止。莊其辭令。望之若秋霜烈日。確乎有不可拔之威。凝然有不可犯之象。則彼小人者。必將不期遠而自遠矣。豈若悻悻小丈夫哉。

苟不能以嚴見憚。而徒以惡言厲色。爲遠佞人之道。則適足以召其怨嫉。豈夫子言遜之訓哉。

夫天無聲臭之可尋。而下民瞻敬者。以其不威而自威也。君子無喜怒之可見。而小人遠絶者。以其敬而遠之也。嚴與遠。相爲本末。則經旨不惡之義。可以躍如。以上遯

 

躋 오를 제.㉠오르다 승진하다(昇進ㆍ陞進--) 올리다 높고 가파르다 떨어지다 추락하다(墜落--)

凝然  단정하고 진중한 모양 

悻 성낼 행. ㉠성내다 고집스럽다 강직하다(剛直--) 발끈 화를 내는 모양 

悻悻 [형] 1. 원망하고 분노하는 모양. 

佞人 영인 간사()스럽게 아첨()하는 재주가 있는 사람 

 

[이곤수가 대답하였다.]

산이 사람을 거절하는 것은 아니나 산이 높아서 사람이 올라갈 수 없는 것처럼 군자가 소인을 끊는 것은 아니나 엄숙하여 범할 수 없는 것이니, 이것이 대상(大象)의 뜻이 아니겠습니까.

예를 들어 여기에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은 군자이고 한 사람은 소인이면, 군자로서는 진실로 소인과 관계를 끊게 마련인데 그 끊는 방법이 어찌 다른 데에 있겠습니까.

그 몸가짐을 근엄하게 하고 말을 법도 있게 하여, 바라보면 마치 가을철의 서리나 뜨거운 햇빛 같아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위엄이 있고 범할 수 없는 응집된 기상이 있게 되면 저 소인은 반드시 멀리하려고 하지 않아도 절로 멀어지게 될 것인데, 어찌 졸장부가 화를 내는 것처럼 해서야 되겠습니까.

진실로 엄숙한 자세로써 두려워하게 하지는 못하고 다만 나쁜 말과 사나운 표정으로 간사한 사람을 멀리하는 방법으로 삼으면 원망만 사게 될 것이니, 어찌 공자가 ‘말을 삼가라’고 하신 교훈에 맞는 것이 되겠습니까.

저 하늘이 소리와 냄새로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아닌데도 백성들이 쳐다보며 공경하는 것은 위엄을 내세우지 않아도 절로 위엄이 서기 때문이며, 군자가 기뻐함과 성냄을 나타내지 않는데도 소인이 멀어지는 것은 공경을 하면서 멀리하기 때문입니다. 엄숙하게 함과 멀리하는 것을 서로 본말(本末)로 삼으면 경문(經文)에서 “나쁘게 대하지 않는다.”고 한 뜻이 확 들어올 것입니다.

이상은 돈괘(遯卦)이다.

 

 

 

[주D-001]백구(白駒)를 …… 것처럼 : 세상의 부귀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산중의 빈 골짝으로 은퇴함을 뜻하는 말이다. 《詩經 小雅 白駒》

[주D-002]노둔한 …… 것처럼 : 작은 이익에 얽매여 큰 것을 보지 못하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三國志 卷9 魏書 曹爽傳》

[주D-003]군석(君奭)이 …… 청한 것 : 군석은 주(周) 나라 성왕 때 사람으로 나이가 많아지고 벼슬이 높아지자 물러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여 은퇴를 청하였다. 《書經 君奭》

 

 

 

 

 

 

소아(小雅) / 기보지십(祈父之什)

 

제2편 백구4장(白駒四章)  

 

皎皎白駒ㅣ 食我場ㅣ라하야 縶之維之하야 以永今하야 所謂伊人이 於焉逍케호리라

賦也ㅣ라
깨끗하고 깨끗한 흰 망아지가 우리 장포에서 풀을 뜯는다 하여 발을 동여매고 고삐를 매서 써 오늘 아침을 길게 하여 이른바 저 사람이 여기에서 거닐면서 쉬게 하리라. 

 

皎皎白駒ㅣ 食我場이라하야 縶之維之하야 以永今 夕 하야 所謂伊人이 於焉嘉客 케호리라

賦也ㅣ라
깨끗하고 깨끗한 흰 망아지가 우리 장포에서 콩잎을 뜯는다 하여 발을 동여매고 고삐를 매서 써 오늘 저녁을 길게 하여 이른바 저 사람이 여기에서 아름다운 손님이게 하리라. 

 

皎皎白駒ㅣ 賁然來思ㅣ면 爾公爾侯하야 逸豫無期 케호리라 愼爾優游하며 勉爾遁思 ㅣ어다

賦也ㅣ라
깨끗하고 깨끗한 흰 망아지가 빛나게 오면 그대를 공으로 삼고 그대를 제후로 삼아 편안하고 즐거움이 기약없게 하리라. 그대 우유함을 삼가며, 그대 은둔함을 하지 말지어다.

 

皎皎白駒ㅣ 在彼空谷 하니 生芻一束이로소니 其人如 玉 이로다 毋金玉爾 音 하야 而有遐 心 이어다

賦也ㅣ라
깨끗하고 깨끗한 흰 망아지가 저 빈 골짝에 있으니 생 꼴 한 다발을 주니, 그 사람이 옥과 같도다. 그대의 음성을 금옥처럼 여겨서 멀리하는 마음을 두지 말지어다.

 

皎皎白駒ㅣ 在彼空谷하니 生芻一束이로소니 其人如玉이로다 毋金玉爾音하야 而有遐心이어다
賦也ㅣ라
깨끗하고 깨끗한 흰 망아지가 저 빈 골짝에 있으니 생 꼴 한 다발을 주니, 그 사람이 옥과 같도다. 그대의 음성을 금옥처럼 여겨서 멀리하는 마음을 두지 말지어다.

○賦也ㅣ라 賢者ㅣ 必去而不可留矣하고 於是에 歎其乘白駒入空谷에 束生芻以秣之하니 而其人之德이 美如玉也ㅣ라

蓋已邈乎其不可親矣라 然이나 猶冀其相聞而無絶也ㅣ라 故로 語之曰 無貴重爾之音聲하야 而有遠我之心也ㅣ라 하니라

(白駒四章)


○부라. 어진 자가 기필코 가서 가히 머무르지 않고 이에 그 흰 망아지를 타고 빈 골짝에 들어감에 (찾아가서) 생 꼴 한 다발 묶어서 써 말에게 먹이니(먹이면서 보니) 그 사람의 덕이 옥과 같이 아름다움을 탄식하도다.

 

대개 이미 멀리하여 그 가히 친하지 못함이라. 그러나 오히려 그 서로 듣고(소문이라도 듣고) 끊어짐이 없음을 바램이라. 그러므로 말하기를 그대의 음성만을 귀중히 여겨서 나를 멀리하는 마음을 두지 말지어다 하니라.

 

백구4장이라.


 

 

駑馬棧豆 

 

駑 둔한 말 노. ㉠둔한 말 재능(才能)이 없고 미련한 모양 둔하다(鈍--) 느리다 무디다

駑馬 걸음이 느린 말. 둔한 말. 노태(駑駘) 

駑馬十駕 둔한 말도 열흘 동안 수레를 끌 수 있다는 뜻으로, 재주 없는 사람도 노력()하고 태만()하지 않으면 재주 있는 사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음을 비유(

말이 하루에 수레를 끌고 다닐 수 있는 거리를 일가()라고 하는데, 십가()는 열흘 동안 말이 달린 거리를 가리킴  

 

棧 사다리 잔.성할 진. ㉠사다리 잔교(橋: 절벽과 절벽 사이에 높이 걸쳐 놓은 다리) 쇠북잔(음악용의 작은 종) 주막 장강틀 창고 우리 여관 마판 높다 성하다(盛--: 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진)

棧橋 ①절벽과 절벽 사이에 높이 걸쳐 놓은 다리 →구름다리 잔도() ②다리 모양으로 만든 선창 부두에서 선박()에 걸쳐 놓고, 짐을 싣고 부리거나 선객()이 오르내리기에 편하도록 물 위에 부설()한 구조물().

棧道 험한 산의 낭더러지와 낭떠러지 사이에 다리를 놓듯이 하여 낸 길 

 

駑鈍尙慙懷棧豆 鵬飛誰復顧藩籬(노둔상참회잔두 붕비수부고번리) 

藩籬 번리 울타리.

노둔한 말이 아직 마판의 콩을 그리워함이 부끄러운데, 대붕이 어찌 뱁새가 깃들이는 작은 울타리를 다시 돌아보리

 

삼국지에서 유래된 고사성어

 

駑馬戀棧豆(노마연잔두) ... (棧豆 또는 短豆) ... 진서(晋書) 선제기(宣帝紀)

노마(駑馬)는 단두(短豆)를 그리워한다.

말이 마판의 콩을 그리워함. 즉, 사소한 이익을 단념하지 못함. 

 

棧豆之戀 : 말이 얼마 되지 않는 콩을 못 잊어 마굿간을 떠나지 못한다는 뜻.  

 

駑馬竝麒隣  노마병기린 : 둔한 말이 기린과 나란히 가다. 즉, 절대로 같이 비교할 수 없는 상대라는 뜻.

<순자> 권학편(權學扁) '노마십가 공재불사(駑馬十駕 功在不舍) 준마가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를 노마도 열흘이면 갈 수 있는데, 이는 노마가 쉬지않기 때문이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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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마음의 정원
글쓴이 : 마음의 정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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