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담을 측정하는 춘직으로 달성위가 선왕에게 고한 이야기를 얘기하다.
【번역문】
안상사(安上舍) 아무개는 순흥(順興) 사람이다. 이웃에 나이 어리고 예쁜 눈을 가진 여자 무당이 살았는데 취하려 하였으나 응하지 않았고 간통하려 하였으나 방법이 없었다. 어느 날 저녁에는 마음에 병이 났다고 거짓을 부려 마치 아픈 것처럼 꾸며 자기 아내에게 말했다.
"증세(證勢)가 위중하니 여자 무당을 청해 와 잔식법(盞食法)을 해보아야 할 듯 하오."
그의 아내는 이 말을 믿고 무당을 불렀다. 무당이 도착하여 그의 옆에 앉아 가슴을 안마하며 장차 잔식(盞食)을 시도하려 하자 안상사가 손으로 가만히 아래치마를 끌어당겼다. 그러자 무당이 말했다.
"빨리 놓아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무당이 그 후 두세 번 더 말하자 그의 아내는 귀신이 놓아주지 않아 지금 마음의 병이 났다고 여기고 기도하며 말했다.
"원하옵나이다. 놓아주십시오. 놓아주십시오."
그래도 안상사는 더욱 세게 치마를 붙들었다. 그러자 무당은 빠져나갈 수 없고 또 그의 마음을 움직일 수도 없음을 알고선 그의 아내에게 거짓으로 말했다.
"적소두(赤小荳) 한 되, 명미(命米) 몇 되, 명포(命布) 몇 자를 가져오십시오."
무당은 그의 아내가 가져오는 즉시 작은 쟁반에 담아 병자의 몸 옆에 두고 거짓으로 기도하는 척 했다. 그 후 그의 아내에게 도로 주며 말했다.
"이 쟁반을 가지고 동쪽으로 50보를 가서 쟁반을 받들고 삼칠배(三七拜)를 하여 귀신을 보내야 합니다."
그의 아내는 쟁반을 받들고 대문을 나갔다. 그 이후의 일은 안상사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아 전하지 않는다. 그는 무당이 떠나자 다시 살아났다. 그의 아내는 끝내 그 상황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무당에게 후한 대접을 하여 보냈다.
선왕께서는 병오년(丙午年, 1546년)부터 낮에 기분이 좋지 않아 반드시 밤에 잠을 잘 때 피곤해 했다. 이 때 달성위(達城尉)가 시좌(侍坐)하고 있었는데 그는 일찍이 영남에서 안상사의 일을 들어 알고 있었다. 그가 대궐에서 이 일을 선왕께 진달하자 선왕께서는 크게 웃으시고 조금 지나 밤새도록 잠을 주무시지 못하셨다. 그 후 사람들은 이 일을 기담(奇談)을 측정하는 준칙(準勅)으로 삼게 되었다.
【출전】寒皐觀外史v40 效顰雜記下
【원문】
安上舍某 順興 人也隣有女巫年少而美目挑不應
欲奸無計一夕佯爲心痛如不可堪言于厥配曰
證勢危重請女巫來行盞食法可也配信其言召
巫巫至坐其側摩其胸將試盞食安潛以手掣其
裙底巫曰宜速赦之不爾當有不好事也再三言
[주]丙午二字恐當作丙寅
[주] 建城尉姓徐名景霌字 子順 号松崗尙 宣祖 第一女貞 慎 翁主
之厥配以爲鬼神不赦致今心痛也又手祝曰願
赦之赦之安操之益急巫知不可免且心不能無
動誑厥配曰拿赤小荳一升命米數升命布數尺
來即盛于小盤置于病者身上佯爲祈禱之狀還
授厥配曰將此盤東去五十步奠此盤三七拜而
送之可也配奉盤出門爾後之事安秘而不傳巫
去乃爲甦醒之㨾配終始不悟待巫加厚先王自
丙午不豫晝必昏睡睡則苶然時 達城 尉侍坐曽
聞此事於南中陳達于宸廳先王大笑移時不眠
竟夕人以此爲凖勅奇談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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