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선생집 제29권
오언율(五言律) 148수
일양시생(一陽始生)의 날에 흥에 겨워 지은 시 두 수[陽生日漫吟 二首]
우르릉 한밤중에 울리는 천둥 소리 / 半夜一聲雷
완악한 음의 획이 벌써 떨어져 나갔도다 / 頑陰劃已開
하늘의 마음 진정 알 수 있나니 / 天心眞可見
암암리에 착착 진행되는 절서(節序)로세 / 節候暗相催
팥죽 끓여 먹는 동짓날 아침 / 煮豆淸晨粥
율관(律管) 속 갈대의 재 저절로 날아가네 / 吹葭玉管灰
줄 지어 서서 하례(賀禮)도 못하는 몸 / 鵷班阻朝賀
쇠하고 병든 신세 저절로 슬퍼지네 / 衰疾自生哀
겨울 날씨답지 않게 오래도록 포근터니 / 久暖乖冬候
동지 하루 전날부터 슬슬 한파(寒波) 밀려오네 / 寒從小至催
하얀 눈은 연말에나 볼 수 있을지 / 雪慳應待臈
천둥치듯 바람만 요란하게 불어오네 / 風吼却疑雷
수선이 늘어난 걸 알아채긴 어렵다만 / 繡線添難認
향로 연기 파르르 쉽게도 재로 변하누나 / 爐薰冷易灰
갓 생겨난 양의 기운 마음속에 징험하여 / 微陽驗方寸
조심조심 선의 씨앗 가꾸어 나가야지 / 珍重善端培
[주C-001]일양시생(一陽始生)의 날 : 동지(冬至)를 가리킨다. 이때에 처음으로 양(陽)의 기운이 천지 간에 생겨난다고 한다.
[주D-001]우르릉 …… 나갔도다 : 주역(周易) 64괘(卦) 가운데 일양(一陽)이 시생(始生)하는 지뢰복(地雷復
)괘는 동짓날 자시(子時) 반(半)에 시작된다는 송(宋) 나라 소옹(邵雍)의 자반설(子半說)을 인용한 것이다.
[주D-002]율관(律管) …… 날아가네 : 《한서(漢書)》 율력지(律曆志)에 절후(節候)를 살피는 법이 수록되어 있는데, 갈대 속의 얇은 막을 태워 재로 만든 뒤 그것을 각각 율려(律呂)에 해당되는 여섯 개의 옥관(玉琯) 내단(內端)에다 넣어 두면 그 절후에 맞춰 재가 날아가는 바, 동지에는 황종(黃鍾) 율관(律管)의 재가 난다고 한다.
[주D-003]수선이 …… 어렵다만 : 낮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한 것을 몸으로 느끼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궁중의 여인들이 일하는 작업의 양을 가지고 낮 시간의 장단(長短)을 가늠한 데에서 온 말로, 동지 뒤에는 점점 낮이 길어지기 때문에 “바느질하는 일이 한층 더 늘어났다.[添線]”고 표현한 것이다.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에 “刺繡五紋添弱線 吹葭六琯動飛灰”라는 구절이 있다. 《杜少陵詩集 卷18 小至》
[주D-001]우르릉 …… 나갔도다 : 주역(周易) 64괘(卦) 가운데 일양(一陽)이 시생(始生)하는 지뢰복(地雷復
[주D-002]율관(律管) …… 날아가네 : 《한서(漢書)》 율력지(律曆志)에 절후(節候)를 살피는 법이 수록되어 있는데, 갈대 속의 얇은 막을 태워 재로 만든 뒤 그것을 각각 율려(律呂)에 해당되는 여섯 개의 옥관(玉琯) 내단(內端)에다 넣어 두면 그 절후에 맞춰 재가 날아가는 바, 동지에는 황종(黃鍾) 율관(律管)의 재가 난다고 한다.
[주D-003]수선이 …… 어렵다만 : 낮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한 것을 몸으로 느끼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궁중의 여인들이 일하는 작업의 양을 가지고 낮 시간의 장단(長短)을 가늠한 데에서 온 말로, 동지 뒤에는 점점 낮이 길어지기 때문에 “바느질하는 일이 한층 더 늘어났다.[添線]”고 표현한 것이다.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에 “刺繡五紋添弱線 吹葭六琯動飛灰”라는 구절이 있다. 《杜少陵詩集 卷18 小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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