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陰)과 양(陽)의 두 가지 신체(身體)에 대한 변증설
(고전간행회본 권 8)
오주연문장전산고 > 분류 오주연문장전산고 인사편 1 - 인사류 1 > 성행(性行)
《역요(易妖)》에 이르기를,
“남(男)과 여(女) 두 체(體)를 한 몸에 갖춘 사람이 있으니, 이는 남녀의 기(氣)가 난(亂)하여 요형(妖形)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것을 인요(人妖)라고 하는데, 난(亂)할 징조이다.”
하였고,《저씨유서(褚氏遺書)》에는 이르기를,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사람이 생겨나는 것은 정(精)과 혈(血)이 분산(分散)됨으로 인해서이다.”
하고, 또 이르기를,
“부인(婦人)으로 변신(變身)하였을 때는 남자의 맥(脈)이 나오고, 남자로 변신하였을 때는 여자의 맥이 나오지, 이는 모두 천지의 부정(不正)한 기운이다.”
하였다.《진서(晉書)》오행지(五行志)의 인아(人痾)를 말한 데에,
“혜제(惠帝) 때에 경사(京師)의 어떤 사람이 남체(男體)와 여체(女體)를 겸하여 남녀의 생식기(生殖器)를 한 몸에 다 사용할 수 있게 생겼는데, 성품이 또 음란하니, 이는 난기(亂氣)로 생긴 것이다.” 《옥력통정경(玉曆通政經)》에 이르기를 “남녀의 양체(兩體)를 겸한 사람이 생기면 나라가 음란해진다.” 하였다.
하였다.
불전(佛典)《대반야경(大般若經)》에 오종(五種)의 황문(黃門)이 실려 있는데, 넷째가 박차반(博叉半)이라는 것이다. 석가(釋迦)가 이 박차반에 대해 이르기를,
“반 달[半月 15일을 가리킴]은 남자가 되고, 반 달은 여자가 된다.”
하였다.
주밀(周密)의《계신잡지(癸辛雜識)》에 이르기를,
“송(宋) 나라 조충혜(趙忠惠)가 양주(揚州)를 지킬 때에 막료(幕僚)인 조 참의(趙參議)의 여종[婢]이 무척 혜민(慧敏)하여 막료들의 환심(歡心)을 독차지하였다. 조 참의가 그 여종을 애무(愛撫)하려 하였으나, 여종이 거절하고 따르지 않으므로 이상하게 여겨 강제로 옷을 벗기고 보니, 남자였다. 그래서 이를 유사(有司)에게 알려 심문한 결과, 대개 한 몸에 남녀의 두 형체를 갖춘 자로서 전후로 작간(作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므로 마침내 극형(極刑)에 처하였다. 요즘에 또 이안민(李安民)이란 사람이 일찍이 복주(福州)에서 나이 15~16세쯤 되는 서씨(徐氏) 처녀(處女)를 얻었는데, 한두 차례 교제를 하고 나서 점차로 남자의 형체가 드러났으니, 대개 아직 파음(破陰 성교하여 처녀막이 파열된 것)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또한 자신도 모른다. 그러나 소설(小說) 가운데 지주(池州) 이씨(李氏)의 딸 및 여종이 서로 교제하여 자식을 낳은 일과 서로 흡사한데, 이 밖에는 고금(古今)의 전기(傳記)에서 전혀 이런 것을 보지 못했다.” 이 조목이 형천(荊川) 당순지(唐順之)의《패편(稗編)》가운데도 나타나 있다.
하였다. 우리나라에도 음양이 다 갖추어진 인괴(人傀) 인아(人痾)이다. 가 있으니, 점필재(佔畢齋)의 문집(文集)에 자세히 나타나 있다.
점필재 김공 종직(金公宗直)의 문집 가운데 사방지(舍方知)의 일을 실어 놓았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방지는 사천(私賤)이다. 그는 음양(陰陽)을 구비하였으므로, 어릴 때부터 그의 어미가 여아(女兒)의 옷을 만들어 입히고, 따라서 연지 찍고 분 바르는 것과 옷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 그가 자라서는 자못 조사(朝士)의 집에 출입(出入)하면서 많은 여시(女侍)들과 정(情)을 통하였다. 사인 (士人) 김구석(金九石)의 아내 이씨(李氏)는 판중추원사(判中樞院事) 이순지(李純之)의 딸이다. 그가 과부(寡婦)로 있으면서 사방지를 데려다 놓고는 옷을 깁는 일을 청탁하여 주야로 그와 함께 거처해온 지 거의 10여 년이 되었다. 천순(天順 명 영종(明英宗)의 연호) 7년(1463, 세조 9) 봄에 헌사(憲司)가 그 내막을 듣고 국문(鞠問)을 하면서, 사방지가 본래부터 정을 통해 왔던 한 비구니(比丘尼)를 신문한 결과 그 비구니가 말하기를 ‘양물(陽物)이 매우 장대하였습니다.’ 하므로, 여의(女醫) 반덕(班德)을 시켜 그의 양물을 만져보게 한 결과 과연 그러하였다. 그러자 상(上)이 승정원(承政院) 및 영순군 보(永順君溥)ㆍ하성위(河城尉) 정현조(鄭顯祖) 등으로 하여금 여러모로 조사하도록 하였다. 하성위의 누이[妹]가 이씨의 며느리가 되었는데, 하성위도 혀를 내두르며 말하기를 ‘양물(陽物)이 어쩌면 그렇게도 장대한가.’ 하였다. 그러자 상이 웃으면서 특별히 추문(推問)하지 못하게 하고 이르기를 ‘이순지(李純之)의 가문(家門)을 오멸시킬까 염려되니, 사방지와 이순지를 구처(區處 따로따로 처치함)하되, 이순지는 장(杖) 10여 대만 치고 사방지는 기내(畿內)의 노복(奴僕) 집으로 보내라.’ 하였다. 이윽고 이씨가 다시 은밀히 사방지를 불러들였고, 순지가 죽은 뒤에는 더욱 방자하여 마지않았다. 금년 봄에 재신(宰臣)이 연회(宴會)를 인하여 상께 그 내막을 아뢰어, 사방지를 신창현(新昌縣)에 장배(杖配)하였다. 내가 이 말을 듣고 다음과 같이 시(詩) 2수(首)를 짓기를,
비단옷 깊이깊이 몸을 감춰 오다가 / 縫羅深處幾潛身
치마 비녀 벗고 나니 진상이 드러났네 / 脫却裙

便露眞
예부터 조물주가 변환술에 능하여 / 造物從來容變幻
세상에는 음양을 구비한 사람도 있구려 / 世間還有二儀人
남녀가 어찌 좌파에게 물을 것 있으랴 / 男女何煩問座婆
요망한 여우가 굴을 파서 남의 가문 망쳤구나 / 妖狐穴地敗人家
길거리선
하간전을 시끄러이 떠들어대고 / 街頭喧誦河間傳
규방에선
양백화를 슬피 노래하누나 / 閨裏悲歌楊白花
하였다.”
야사(野史)에 이르기를,
“어떤 이가 말하기를 ‘사방지(舍方知)의 양물(陽物)의 실태를 밝히려 하나 그 양물이 드러나지 않아서 진위(眞僞)를 판별할 수 없던 차에 한 환관(宦官)이 「염수(鹽水)를 그 음부(陰部)에 바른 다음, 황견(黃犬)으로 하여금 핥게 하면 그 양물이 겉으로 튀어나온다.」고 하므로, 그의 말대로 하니, 과연 증험이 있었다.’고 했다.”
하였다. 서거정(徐居正)의《필원잡기(筆苑雜記)》에 이르기를,
“요즘 한 사내종이 여자와 모습이 흡사한 자가 있었다. 이 사내종은 어려서부터 여자의 옷을 입고, 나이 40세가 넘도록 사대부(士大夫) 가문에 출입하여, 이 사실이 마침내 탄로되자 대간(臺諫)이 법에 의하여 논죄(論罪)할 것을 청하였다. 세조(世祖)는 일이 애매하다 하여 이를 용서하고, 신(臣) 서거정을 돌아보고 말하기를 ‘경(卿)의 의사는 어떠한가?’ 하기에, 거정은 대답하기를 ‘신이 젊었을 때에《강호기문(江湖記聞)》을 열람하였는데, 강회(江淮) 사이에 수(繡)를 잘 놓는 한 비구니(比丘尼)가 있어, 양가(良家)에서 그에게 딸을 보내어 수 놓는 것을 배우게 하였던바, 갑자기 그 딸이 임신(妊娠)함을 알고 부모가 이를 힐책하니, 딸이,「비구니와 더불어 날마다 서로 잠자리를 같이하자 성(性)의 감각이 있는 것 같더니, 마침내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양가(良家)에서 지방관에게 호소하여 자세히 조사하게 하였는데, 비구니의 신체를 자세히 살펴보니, 음양의 두 생식기가 모두 없으므로 지방관이 이를 용서하려 하였습니다. 그때 한 노파(老婆)가 말하기를「조사하는 방법이 있으니, 소금물에 양경(陽莖)의 윗부분을 담갔다가 황구(黃狗)로 하여금 이를 핥게 하면 양경이 튀어나옵니다.」하므로, 지방관이 시험해보니, 과연 그러하였습니다. 지방관이 판결하기를「천도(天道)에 있어서는 양(陽)과 음(陰)이요, 인도(人道)에 있어서는 남(男)과 여(女)인데, 지금 이 비구니는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니, 인도의 바름을 어지럽히는 자이다.」하고 곧 베어 죽이자, 강회 사람들이 모두 통쾌하게 여겼다고 하니, 대체로 천하의 사리(事理)가 무궁하기가 이와 같습니다.’ 하므로 세조가 웃으면서 말하기를 ‘경은 부디 억지로 무슨 일을 밝히려고 하지 말라.’ 했다.”
하였다. 상고하건대, 이것이 바로 사방지의 일을 인비(引比)한 것이다.
내가 경성(京城)에 있을 때에 들으니, 대사동(大寺洞) 죽리(竹里) 상국(相國) 김이교(金履喬)의 집 행랑(行廊)에 붙어사는 아이가 있어 나이가 20세 가까이 되었는데, 바로 음양이 구비된 사람이었다. 상국의 시비(侍婢)와 정을 통하였는데, 그 아이는 남녀의 생식기를 아울러 사용하였으며, 성이 음란하였다. 상국의 시비와 미칠 듯이 좋아하여 밤낮으로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 밖에도 때로 혹 들은 것이 있기는 하나, 번거로워서 다 기록하지 않는다.
성도(星圖)에도 음양의 두 형체를 갖춘 별이 있으니,《옥력통정경(玉曆通政經)》이십팔수(二十八宿)의 진형도(眞形圖)에 의하면, 방성(房星)ㆍ심성(心星) 두 별은 모두 음양의 두 형체를 갖추어 마치 남자와 부녀가 서로 자웅(雌雄)이 되는 것과 같다.《이물지(異物志)》에 이르기를,
“영리(靈貍)는 한 몸에 음양(陰陽)을 다 갖추었기 때문에 능히 사람을 유혹한다.”
하였는데, 두 형체를 갖춘 사람이 사람을 음혹(淫惑)시키는 것은 곧 본연(本然)의 성(性)이다.《풍토기(風土記)》에 이르기를,
“진랍국(眞臘國)에는 두 형체를 가진 사람이 많은데, 10여 명씩 떼를 지어 다닌다.”
하였으니, 대체로 그 풍토(風土)가 그러한 것이다.
《오잡조(五雜組)》에 이르기를,
“음부(陰部)가 배[腹]나 머리[首]에 달린 사람이 있으니, 진 원제(晉元帝) 때에 어떤 여자는 음부가 배꼽 밑에 달려 있었는데, 성(性)이 음란하면서 자식을 낳지 못하였고, 또 한 여자는 음부가 머리에 달렸는데, 성이 역시 음란했다.”
하였다. 청(淸) 나라 주양공(周亮工)의《인수옥서영(因樹屋書影)》에는,
“우리 마을의 한 부인은 월경(月經)이 입속에서 나오는데, 매월 나오는 시기가 조금도 어긋나지 않으며, 월경이 없으면 아이를 갖는다.”
하였다. 이는 인괴(人傀) 중에서도 더욱 해괴한 것들이므로, 아울러 변증하여 그 이상한 점을 기록한다.
하간전(河間傳) : 당(唐) 나라 유종원(柳宗元)이 지은 하간(河間)에 사는 어느 음부(淫婦)의 이야기.
양백화(楊白花) : 악부(樂府) 잡곡가사(雜曲歌辭)의 하나. 위(魏) 나라 호 태후(胡太后)가 위(魏)의 명장(名將) 양대안(楊大眼)의 아들 양화(楊華)를 추모하여 지은 노래이다. 백화(白花)는 양화의 본명(本名)이요, 화(華)는 양(梁)에 도망간 뒤에 고쳐 부른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