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을 살피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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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기의 문신 상촌(象村) 신흠(申欽) 선생의 말씀입니다. 그런데 얼핏 보면 조금 이상합니다. 이른바 군자라 함은 세상일에 밝은 사람일 텐데, 자신의 허물이야 당연히 보고 반성해야겠지만, 한편으로는 남의 허물도 보고 지적하여 바로잡도록 해서 올바른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힘써야 하는 것 아닌가요? 남의 허물은 보지 말라니 다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선생의 말씀을 보니 ‘아하’ 하고 바로 이해가 갑니다.
“사람이 비록 지극히 어리석어도 남을 꾸짖는 데는 밝고, 비록 총명할지라도 자기를 용서하는 데는 어둡다.[人雖至愚, 責人則明, 雖有聰明, 恕己則昏.]”라는 유명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별로 유쾌하지도 않은 신조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하도 남발되는 세상이라 상촌 선생의 말씀이 더욱 귀하게 느껴집니다. 한 해를 보내며 자기 자신을 한 번 더 돌아보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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