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전서 제104권

 

경사강의(經史講義) 41 ○ 역(易) 4
[계사전 하(繫辭傳下) 제3장]

 

길흉(吉凶)을 말할 때는 ‘생긴다’고 하고 회린(悔吝)을 말할 때는 ‘나타난다’고 한 것은 대개 일에 있을 때와 마음에 있을 때의 차이를 취한 것이다. 후회가 나타난 것이 길(吉)이 되고 인색함이 나타난 것이 흉(凶)이 되니 이는 길흉이 회린에서 생겨난다는 말인데, 여기에서는 도리어 “길흉이 생기고 회린이 나타난다.”고 한 것은 어째서인가?

[심진현이 대답하였다.]
선대 학자들이 이 부분에 대해 해석하기를, “그 처음을 근원하여 말하면 길흉(吉凶)이 회린(悔吝)에서 생겨나는 것이고, 그 마침을 추구하는 것으로 말하면 회린이 나타남으로 인하여 길흉이 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참으로 명확한 논리입니다. 대개 잘못을 고치는 것이 회(悔)이니 결국에 가서는 길하게 되는 이치가 있고, 잘못을 꾸며 대는 것이 인(吝)이니 반드시 흉하게 되는 도가 있습니다. 마음에서 후회하는 것은 비록 감추어져 있지만 그 일이 길하게 되는 점을 관찰한다면 결국에는 반드시 나타나고, 마음속에서 인색한 것은 비록 은미하지만 그 일이 흉하게 되는 것을 증거로 본다면 끝내는 반드시 나타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른바 “길흉이 생기고 회린이 나타난다.”는 것은 대개 “은미한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은 없으니 마땅히 그 은미할 때를 신중히 해야 한다.”고 가르치고자 한 것입니다.


이상은 계사전 하(繫辭傳下) 제3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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