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시문집 제5권
시(詩)
다산팔경 노래[茶山八景詞]
산허리를 경계로 널따랗게 쳐진 담장 / 響牆疏豁界山腰
붓으로 그린 듯이 봄빛이 변함없네 / 春色依然畫筆描
어찌 그리 맘에 들까 산에 비가 멎고 난 뒤 / 愛殺一溪新雨後
복사꽃 몇 가지가 예쁘게 펴 있는 것이 / 小桃紅出數枝嬌
산가의 발 표면에 일렁이는 잔물결은 / 山家簾子水紋漪
다락 머리에 흔들대는 버들 가지 그림자라네 / 照見樓頭楊柳枝
산골짝에 눈발이 날리고 있는 게 아니라 / 不是巖阿有飛雪
봄바람이 유서를 불어 맑은 못물 놀린다네 / 春風吹絮弄淸池
죽죽 뻗은 칡덩굴 부드러운 햇살 아래 / 山葛萋萋日色姸
화로에는 차 달이던 연기마저 끊겼는데 / 小爐纖斷煮茶煙
어디선가 깍깍대는 세 마디 꿩소리가 / 何來角角三聲雉
구름 속 들창 아래 잠시 든 잠 깨워대네 / 徑破雲牕數刻眠
오월 가랑비가 수풀 가지에 젖을 때면 / 黃梅微雨著林梢
수면에는 천 개나 동그랗게 물방울 일지 / 千點回紋水面交
저녁밥 몇 덩어리 일부러 남겼다가 / 晩食故餘三兩塊
난간에 기대앉아 고기새끼 밥을 주지 / 自憑藤檻飯魚苗
구름에 살짝 덮인 올망졸망 바위무더기 / 巖苗參差帶薄雲
가을을 난 바위옷이 동그랗게 자랐을 때 / 經秋石髮長圓紋
연지 바른 붉은 잎이 수도 없이 보태지면 / 仍添颯杳臙脂葉
푸른 건지 붉은 건지 분간이 잘 안 된다네 / 濃翠輕紅不細分
바람 잔 못 표면이 거울 모양 말끔하면 / 風靜芳池鏡樣磨
이름난 꽃 기괴한 돌 물 속에 많이 있다네 / 名花奇石水中多
바위틈에 병두국을 두고두고 보기 위해 / 貪看石罅幷頭菊
고기 뛰어 물결 일까 그것이 늘 겁난다네 / 剛怕魚跳作小波
눈 덮인 응달에 바위는 멀쩡하고 / 淺雪陰岡石氣淸
높은 가지에 잎 지느라 새삼스런 소리날 때 / 穹柯墜葉有新聲
한 언덕에 남아있는 어린 대나무가 / 猶殘一塢蒼筤竹
서루의 세밑 풍경을 지켜주고 서있다네 / 留作書樓歲暮情
작은 시내 감돌아 묏부리를 싸고 있고 / 小溪廻合抱晴巒
푸른 갈기 붉은 비늘 높기가 만간인데 곧바로 솟아있는 / 翠鬣紅鱗矗萬竿
거문고며 피리 소리 들끓는 곳 예 있나니 / 正到絲簧聲沸處
온 집이 차갑도록 천풍이 불어온다네 / 天風吹作滿堂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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