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상(象)ㆍ괘(卦)가 별을 따른다는 데 대한 변증설
(고전간행회본 권 54)
오주연문장전산고 > 분류 오주연문장전산고 경사편 1 - 경전류 1 > 역경(易經)
《역경》 계사전(繫辭傳)에, “형상을 달아서 밝게 나타나는 것이 해와 달보다 더 큰 것이 없다.” 하였고, 우번(虞飜)은, “해와 달이 하늘에 달려 팔괘(八卦)의 형상을 이룬 것을 말한 것이다. 즉, 초 3일 저녁은 진(震)괘의 형상이니 달이 경(庚)방에 나오고 초 8일은 태(兌)괘의 형상이니 달이 정(丁)방에 나타나고, 15일은 건(乾)괘의 형상이니 달이 갑ㆍ임(甲壬)방에 가득 차 보름이 되며, 16일 아침은 손(巽)괘의 형상이니 달이 신(辛)방에 물러나고, 23일은 간(艮)괘의 형상이니 달이 병(丙)방에서 사라지고, 30일은 곤(坤)괘의 형상이니 달이 을ㆍ계(乙癸)방에 없어지고 삭조(朔朝 초하루 아침)는 감(坎)괘의 형상이니 물이 무(戊 중앙을 이름)에 흐르고 오정[日中]은 이(离)괘의 형상이니 불이 기(己 역시 중앙을 이름)로 나아가므로, 무ㆍ기가 토위(土位)를 이루어 그 형상이 중앙에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는 달이 팔괘를 형상한 것으로 술가(術家)에는 납갑법(納甲法)이 있다.
현(弦 상현과 하현이 있음)이란 해와 달 두 그림자의 중간이요, 망(望)이란 해와 달 두 그림자의 모임이다. 그리고 사시(四時)에 분(分 춘분과 추분)ㆍ지(至 동지와 하지)ㆍ계(啓 입춘과 입하)ㆍ폐(閉 입추와 입동)의 형상이 있으니, 삭(朔)의 육(朒 초하루달)은 해[日]로는 동지의 징후(徵候)이고 상현(上弦 7~8일경의 반원형의 달)이 되어 달이 반으로 나누어짐은 춘분의 징후이며, 망(望)의 백(魄 여기서는 보름달을 이름.)은 해로는 하지의 징후이고 하현(下弦 22~23일경의 반원형의 달.)이 되어 달이 반으로 나누어짐은 추분의 징후이니, 어찌 형상을 달아서 밝게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위백양(魏伯陽)《참동계(參同契)》의 납갑법(納甲法)에는, “진괘로 초하루 아침을 삼고 태괘로 상현을 삼고 건괘로 정망(正望 보름날)을 삼고 손괘로 기망(旣望 16일)을 삼고 간괘로 하현을 삼고 곤괘로 그믐날을 삼아서 음양(陰陽)의 나가고 물러가는 징후를 삼는다.”고 하였다.
또한 역의 팔괘도 달을 인연하여 그 형상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상석총론(象釋總論)》에는, “달의 빛은 곧 해의 빛이다. 초하루 뒤, 초생명(初生明 초사흘) 때에는 초저녁에 경방에 나타나는데 아래는 밝고 위는 어두우니 진괘를 형상했고, 상현 때에는 초저녁에 정방에 나타나는데 아래는 밝은 부분이 많아지고 위는 어두우니 태괘를 형상했고, 보름 때에는 초저녁에 갑방에 나타나는데 전체가 다 둥그니 건괘를 형상했으며, 보름 뒤, 초생백(初生魄 16일) 때에는 초저녁에 신방에 나타나는데 아래는 어둡고 위는 밝으니 손괘를 형상했고, 하현 때에는 초저녁에 병방에 나타나는데 아래는 어두운 부분이 많아지고 위는 밝으니 간괘를 형상했고, 그믐 때에는 새벽에 을방에 나타나는데 전체가 다 어두우니 곤괘를 형상한 것이다.” 하였다.
《상서(尙書)》 홍범(洪範)에, “달이 별을 따름으로써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린다.” 하였다. 달이 필성(畢星)에 걸리면 비가 오고 기성(箕星)에 걸리면 바람이 분다.
대저 해의 운행과 달의 운행이 모두 나열된 별을 지나[經]게 되므로 각기 운행하는 궤도가 있는데, 홀로 달만이 별을 따른다고 일컬었으니, 그윽이 의혹됨이 있다.
《예기》예운(禮運)에는, “하늘은 양을 맡아서 해와 별빛을 드리우고 땅은 음을 맡아서 산과 내에 기운을 통하며, 오행(五行)을 사시(四時)에 배치하여 조화(調和)된 뒤에야 달이 생기므로, 15일 만에 가득 차고 15일 만에 없어진다.” 하였다.
대저, 하늘에는 삼광(三光)이 있다. 즉, 해와 달과 별은 형상이 다 하늘에 달려 있는 것인데,《예기》에 다만, “하늘이 해와 별을 드리웠다.“ 하고 달에 대해서는 “하늘과 땅의 조화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대개, “달이 별을 따른다.”는 것은, 특별히 바람과 비만을 말한 것이 아니다. 모든 음(陰)에 해당되는 유는, 실상 달이 주장한다. 달이 운행하는 도수가 하루에 하나의 별자리씩 가기 때문에 28일을 걸려 하늘 둘레에 배치된 28의 별자리를 두루 지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달이 별을 따른다는 뜻이다.
《예기》에, “달만은 조화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해가 지구에서 멀어지고 가까워짐에 따라 춥고 덥게 되는데, 달이 그 사이에서 조화하여 해를 돕는다는 뜻일 것이다. 만약 해가 가까워지면 그 더위를 촉진시키고 해가 멀어지면 그 추위를 더해 주니, 달이란 지구와 가까워 사람과도 밀접한 편이다.
대괴(大塊)가 바람을 불어내면 산과 내가 구름을 일으켜 자연히 서로 감응하는 이치가 있는데, 실은 달이 주장을 하여 두 기운으로 하여금 인온(絪縕 만물을 생성할 원기가 왕성한 모양)하게 한다.
해와 별은 순양(純陽)이요 물과 흙은 순음(純陰)이다. 달이 두 기운을 조화하여 형상을 드리워 밝게 나타나면 괘효에 나타나고 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리려면 별에 걸리게 되며, 아버지를 따르면[從父] 빛을 내고 어머니에게 돌아가면[歸母] 백(魄 여기서는 달빛의 소멸을 이름)이 생기니, 어찌 천지의 조화됨이 아니라 하겠는가?
또한 달은 지구와 가장 가깝기 때문에 무릇 만물이 포태(胞胎)하는 것도 모두 달로 철을 따져서 생성(生成)하는 수를 기록한다. 그중에 사람만은 음양의 모임이요 천지의 중간이기 때문에, 남자는 양이 되고 여자는 음이 되는데, 여자는 천계(天癸)가 달을 응하여 생기고 바다의 조수가 달을 따라서 이르는 것은 각각 그 유를 따르는 이치이다.
달의 …… 변증설 : 이는 달의 운행 궤도가 별을 따라 행함에 있어, 달이 하루에 하나의 별자리씩 행하므로 21일을 지나와 하늘에 배치된 28수(宿 : 각(角)ㆍ항(亢)ㆍ저(底)ㆍ방(房)ㆍ심(心)ㆍ미(尾)ㆍ기(箕)ㆍ두(斗)ㆍ우(牛)ㆍ여(女)ㆍ허(虛)ㆍ위(危)ㆍ실(室)ㆍ벽(壁)ㆍ규(奎)ㆍ루(婁)ㆍ위(胃)ㆍ묘(昴)ㆍ필(畢)ㆍ자(觜)ㆍ삼(參)ㆍ정(井)ㆍ귀(鬼)ㆍ유(柳)ㆍ성(星)ㆍ장(張)ㆍ익(翼)ㆍ진(軫)임)를 두루 지나게 된다는 것을 말하고, 달의 형체가 때에 따라 변동되는 것을 괘상(卦象)에 비교하는 한편 때에 따라 출몰하는 방위까지 들었다. 그리고, 달과 별에 대해 언급된 《서경》홍범(洪範), 《예기》예운(禮運) 등을 들어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이치와 달과 별의 위치를 보아 일기 상태를 점칠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하였다.
그 형상이 중앙에 나타난다. : 이는 술가(術家)에서 말하는 납갑법(納甲法)에 의거한 것. 납갑이란 팔괘에다 천간(天干)ㆍ지지(地支)를 붙인 것이다. 건괘는 갑자ㆍ갑인ㆍ갑진ㆍ임오ㆍ임진ㆍ임술로서, 내괘(內卦)에는 자(子)ㆍ인(寅)ㆍ진(辰)이고, 외괘(外卦)에는 오(午)ㆍ진(辰)ㆍ술(戌)이 되며, 감괘는 무인ㆍ무진ㆍ무신ㆍ무술ㆍ무자로서, 내괘에는 인ㆍ진ㆍ오이고, 외괘에는 신ㆍ술ㆍ자가 되는 등이다.《卜筮正宗》
아버지를 따르면 : 위에서 말한, 15일은 건(乾)의 형상이라는 것이다.
어머니에게 돌아가면[歸母] : 위에 말한 30일은 곤(坤)의 형상이라는 것이다.
천계(天癸) : 옛날에는 남자의 정액과 여자의 월경을 병칭하던 말인데, 지금은 오로지 여자의 월경만을 가리켜 말함. 《소문(素問)》 상고천론(上古天論)에, “女子七歲 腎氣盛 齒更髮長 二七而天癸至 任脈通 太衝脈盛 月事以時下 故有子云云 丈夫八歲 腎氣實 髮長齒更 二八腎氣盛 天癸至 精氣溢寫 陰陽和 故能有子”라 했고, 《철경록(輟耕錄)》 상두팔월(上頭八月)에, “天癸曰月事”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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