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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 가흥(可興)을 지나는데 강물이 맑디맑아 내 마음을 기쁘게 하다.

 

머나먼 길 급하게 달려오자니 / 汩汩赴脩塗
불안해 객의 시름 쌓이더니만 / 搖搖積旅思
골짝 강에 홀연히 정신 깨이어 / 峽江忽寤懷
한가로이 말고삐 늦춰 잡는다 / 聊以緩長轡
구불구불 길 하나 이어졌지만 / 綿延雖一路
굽이마다 느낀 정취 다르고말고 / 回轉每殊致
울퉁불퉁 기암괴석 여기 또 저기 / 磊磊奇石見
반짝반짝 흰 모래 덮이었는데 / 炯炯素沙被
깊은 물엔 비단 무늬 펼쳐져 있고 / 縠文布淵淪
빠른 여울 화살보다 한층 더 빨라 / 竹箭讓湍駛
구름 태양 번갈아 서로 비추니 / 雲日遞相照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치로구나 / 景氣多變異
뉘 알았으리 사행길 고달픔 속에 / 不謂原隰勞
강변의 은자 흥취 함께 누릴 줄 / 兼領滄洲事
평소부터 이런 정취 좋아했기에 / 平生篤斯好
감탄하며 깊은 마음 쏟아낸다네 / 喟焉注深寄
물길을 거스르며 어디 향하나 / 溯洄終何向
청풍 고을 한벽루(寒碧樓) 그곳이라오 / 碧樓在延跂

]가흥(可興) : 충청북도 중원군(中原郡) 가금면(可金面)에 있는 마을 이름이다. 가흥창(可興倉)은 조창(漕倉)이 있던 곳으로, 경상도 북부의 여러 고을과 충청도 일원의 전세(田稅)를 이곳에 모아 남한강(南漢江)의 수로를 이용하여 서울로 수송하였는데, 덕흥창(德興倉), 경원창(慶原倉)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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