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도를 반복하여 칠일 만에 와서 회복한다.[反復其道 七日 來復]
○ ‘칠일(七日)’의 뜻에 대해서는 임괘(臨卦)의 ‘팔월(八月)’에 대한 운봉 호씨의 설에 상세하게 나온다.
○ 전(傳)에서 말한 ‘소장지도(消長之道)’에서 도(道)는 길[路]과 같은 뜻이다. 진(震)이 대도(大塗)가 되므로 그 상을 취한 것이다.
○ 밖으로부터 오는 것을 입(入)이라 하니, 곤괘로부터 초효의 한 양이 회복되는 것이 마치 밖으로부터 들어오는 것과 같다. 안으로부터 나가는 것을 출(出)이라 하니, 초효의 한 양이 바야흐로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동하여 순함으로 행하므로 병이 없는 것이다. ‘붕(朋)’은 여러 양을 가리키는데, 역시 동하여 순함으로 행하기 때문에 허물이 없는 것이다.
○ 양이 가면 음이 오고, 음이 가면 양이 온다. 그러므로 반복하는 것이 된다. ‘도(道)’는 본의(本義)에 도로(道路)라고 할 때의 도(道)로 되어 있다. 내괘(內卦)가 진(震)이며 전체가 진의 모양으로, 진은 대도(大塗)가 된다. ‘천행(天行)’은 구괘(姤卦)로부터 하늘의 운행을 회복한 것이다.
○ 주(註)에 건안 구씨(建安丘氏)가 운운하였다. 내가 생각해 보건대, 우레가 땅속에 있는 것은 정한 가운데에 동함이 숨어 있는 상이다. 관문을 닫고 장사꾼들이 쉬며 지방을 시찰하지 않는 것은 모두 정한 가운데 동함이 숨어 있는 뜻이다.
○ 본의(本義)에 ‘월령(月令)’ 운운하였다. 이달에는 해가 길어지는 날이 있어서 음과 양이 다툰다. 이에 군자는 재계(齋戒)한 다음 처함에 있어서 반드시 몸을 가리고, 성색(聲色)을 가까이하지 않으며 기욕(嗜欲)을 금하여 음과 양이 정해지기를 기다린다. -주(註)에 “재계하여 그 마음을 안정시키고, 엄폐하여 그 몸을 방비한다.” 하였다.
○ 내가 생각해 보건대, 괘(卦)에 있어서 기(氣)의 운행은 대개 30분(分)을 쌓아야만 한 획이 소멸되며, 또한 30분을 쌓아야만 한 획이 이루어진다. 박괘는 9월의 괘이다. 하루에 1분씩 깎여서 30일에 이른 다음에야 다 깎이며, 30분을 얻어서 한 양이 소멸되어 곤괘(坤卦)가 이루어진다. 곤괘는 10월의 괘이다. 하루에 1분씩 자라나서 30일에 이른 다음에야 능히 자라나며, 30분을 얻어서 한 양을 얻어 복괘(復卦)가 된다. 소멸되고 자라나는 즈음에는 조금의 쉼도 용납하지 않으며, 초효는 또 복괘의 맨 앞에 있다. 그러므로 멀리 가지 않고 돌아오는 ‘불원복(不遠復)’의 상이 있는 것이다. 초구는 천지(天地)의 마음이고 성선(性善)의 단서로, 깎이면 즉시 회복되고 허물이 있으면 즉시 고친다. 그러니 무슨 후회할 일이 있겠는가. -지(祗)는 다(多)와 예(禮)의 반절(半切)이다.
○ 살펴보건대, 《서경(書經)》 홍범(洪範)의 휴징(休徵)과 구징(咎徵)을 보면, 음양이 조화로우면 휴징이고, 음양이 어그러지면 구징이다. 여기에서의 휴(休) 자와 뜻이 같으니, 음이 양을 따르는 것이 휴이다.
○ ‘생(眚)’은 자신의 허물이니 혼미해서 불러온 바이고, ‘재(災)’는 하늘이 내리는 화(禍)이니 허물이 있어서 불러온 바이다. 모두 돌아옴에 혼미하므로 이런 상이 있는 것이다. ‘국(國)’과 ‘군(君)’은 육효와 오효를 가리킨다. ‘불극정(不克征)’은 유(柔)가 끝나는 상이다.
○ 괘의 끝에 있어서 가려고 해도 갈 곳이 없으므로 행하면 허물이 있다고 경계한 것이며, 손체(巽體)에 있으므로 그 상을 취한 것이다. 혹자가 말하기를, “복괘는 전체의 모양이 진(震)과 비슷하며, 진의 복체(伏體)는 손(巽)인데, 손은 안(眼)이 된다. 그러므로 그 상을 취한 것이다.” 하였다. 쌍호 호씨가 말하기를, “‘생(眚)’은 눈병이다.” 하였다. 상효가 하늘의 자리에 있으므로 ‘재(災)’라고 한 것이다. ‘행(行)’은 양(陽)이 동하는 상이다.
○ ‘군(君)’은 육오를 가리킨다. 육오는 돌아옴에 도타울 수가 있으며, 상육은 그와 반대로 한다. 그러므로 ‘반군도(反君道)’라고 한 것이다. -쌍호 호씨는 오효를 가리켜서 임금이 된다고 하였고, 운봉 호씨는 초효를 가리켜서 임금이 된다고 하였다.
[주D-001]임괘(臨卦)의 …… 설 : 임괘의 “팔월에 이르러서는 흉함이 있다.[至于八月 有凶]”에 대한 주에, “본의(本義)에서 임(臨) 자를 해석한 것은 제가(諸家)들이 미처 밝혀내지 못했던 바이다. 대개 ‘근(近)’이라 새기고 ‘대(大)’라고 새긴 것은 바로 위에서 아래에 임함만을 본 것이지, 아래의 강(剛)이 유(柔)에 임하는 뜻은 보지 못한 것이다. 본의에서는 ‘깊은 못에 임한다.[臨深淵]’고 할 때의 임(臨) 자와 같은 데에 의거하여, 나아가서 못에 가까이 다가간다고 하였다. 이것은 임(臨)이란 것이 강(剛)이 나아가서 유(柔)에 가까이 다가간 것임을 이른 것이다. 대개 그것을 일러 복(復)이라고 한 것은 칠일 만에 와서 회복한 것으로, 음이 극에 달하여 양이 처음으로 온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일러 임(臨)이라고 한 것은 벗이 와야 허물이 없는 것으로, 두 양이 모두 와서 음에 가까이 다가간 것이다. 그러므로 복(復)은 형통하고 임(臨)은 크게 형통한 것이다. 복괘에서 ‘이정(利貞)’을 말하지 않은 것은 복괘는 바로 첫 양이 싹트는 것이어서 선하지 않음이 없어서이다. 임괘의 경우에는 두 양이 조금씩 성해져서 방자한 데에 이르기가 쉬우므로 경계시킨 것이다.” 하였다.
[주D-002]건안 구씨(建安丘氏)가 운운하였다 : 건안 구씨가 이르기를, “땅은 정(靜)하고 우레는 동(動)하는 것이다. 우레가 땅속에 있는 것은 정한 가운데에서 동함을 기르는 것이다. 관문은 열어 두어야 마땅한 것인데 닫아 두었고, 장사꾼은 길을 나다녀야 하는 것인데 길을 가지 않으며, 옛날에 해마다 십이월 초하루가 되면 순수(巡守)를 하는데도 임금이 이날에는 지방을 시찰하지 않는다. 이는 모두가 우레가 땅속에 있는 뜻을 본받아서 미약한 양(陽)을 기르는 것이다.” 하였다.
[주D-003]서경(書經) …… 구징이다 : 《서경》 홍범(洪範)에 “휴징은, 엄숙하매 제때에 비가 내리며, 조리가 있으매 제때에 날이 개며, 지혜로우매 제때에 날이 따뜻하며, 헤아리매 재때에 날이 추우며, 성스러우매 제때에 바람이 부는 것이다. 구징은, 미친 짓을 하매 항상 비가 내리며, 참람한 짓을 하매 항상 볕이 나며, 게으르매 항상 날씨가 더우며, 급박하매 항상 날씨가 추우며, 몽매하매 항상 바람이 부는 것이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