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헌선생문집 제1권_
부(賦)_
일식부(日食賦)
명나라 만력 24년 가을에 / 皇明萬曆二十有四秋
나는 친구들과 춘추를 읽었는데 / 余從朋友而讀春秋
성인은 일식이 있을 때마다 반드시 기록하였으니 / 觀聖人日食焉必志
재앙이 크므로 깊이 근심하신 것이었네 / 蓋災大而深憂
어찌 일찍이 형상이 없이 그림자만 있겠는가 / 曾豈無形而有影
당시 난신적자들이 발자취를 이어서라오 / 時亂臣賊子之接跡
서로들 성인의 기록 훌륭하게 여기며 그 당시 서글퍼하였네 / 遂相與大聖筆而傷其時
강설을 마치기 전 / 方講說之未訖
갑자기 앉아 있던 집이 어두워지므로 / 忽坐堂之失晝
놀라 사방을 돌아보니 모두 깜깜해졌네 / 驚四顧而皆黑
우러러 하늘의 해를 바라보니 / 仰見天日
하늘은 그대로 검은데 해가 밝은 빛이 없어졌다오 / 天則自玄兮日乃無白
이에 동자를 불러 동이에 물을 부어놓고 / 於是招童子供盆水
비추어 기록하며 해가 먹히는 것 살펴 보니 / 照以誌視其食也
처음에는 보름 뒤의 달과 같아 / 旣初如望後之月
이지러져 반달 모양이 되었다가 그믐달의 모양이 되어 / 缺而弦弦而晦
손괘와 간괘, 곤괘의 상이 번갈아 이루어지고/ 巽艮坤之遞象
마지막에는 보름 전의 달과 같아 / 終如望前之月
초하루 모양에서 반달 모양이 되었다가 다시 가득차 / 朔而弦弦而盈
진괘와 태괘, 건괘의 상이 번갈아 이루어졌네/ 震兌乾之迭像
바야흐로 한쪽이 낫과 같아 / 方一邊之如鎌
아직 남은 빛이 일렁이더니 / 猶餘輝之蕩瀁
갑자기 전체가 모두 감추어 / 奄全體之盡韜
우주를 깜깜한 속으로 몰아넣었네 / 納宇宙於混罔
화륜이 청니에 빠지고/ 沒火輪於靑泥
금오가 칠갑에 갇혀 있어 / 囚金烏於漆匣
산은 비가 내리지 않는데도 흐리고 / 山不雨而矇矇
들은 밤이 아닌데도 캄캄하여 / 郊不夜而窣窣
하늘은 눈을 잃었고 / 天爲之失目
양(陽)은 정기를 상실하니 / 陽爲之喪精
천지가 참담하여 색깔이 없어지고 / 乾坤慘慘其無色
온갖 물건이 모두 광명을 잃었다오 / 百物俱晦其光明
이 태양의 아래에 있는 물건들 / 凡在此日之下者
어느 것인들 혼이 놀라고 넋이 나가지 않겠는가 / 孰不驚魂而禠魄
길을 가는 자들은 말을 돌리며 두려워하고 / 行者班馬而震怖
방에 있는 자들은 하던 일 놓고 탄식하였네 / 居者釋業而歎息
부귀한 자는 마치 부귀를 잃은 듯 / 富貴者若失其富貴
선인과 악인은 모두 선악을 잃어 / 善惡者都忘其善惡
하늘이 이로부터 무너질까 의심하고 / 天疑從此而亦崩
땅도 이로 인해 장차 꺼질까 우려하니 / 地恐因是而將坼
혼돈 시절이 다시 돌아오는가 놀라고 / 驚混沌之當日
우주가 암흑으로 변하는가 염려하였네 / 念寰宇之長夜
새와 짐승들도 모두 날기를 멈추고 달리기를 그치며 / 飛禽走獸亦莫不止飛而停走
발이 얼어붙은 듯 입이 벙어리가 된 듯 / 足若凍而口啞
아! 이 무슨 영상인가 / 嗚呼是何等影象
변괴가 참으로 혹독하였네 / 其變也斯酷
때는 윤팔월 초하루로 / 玆惟閏八月初吉
일진(日辰)은 을축일이라오 / 日則乙丑
나는 이 변괴 이상히 여기고 / 余怪其變
그 이치 연구하여 논리를 찾았노라 / 原其理以求其說
하늘에는 해가 있으니 / 惟天有日
천지가 개벽할 때로부터 시작하여 / 曰自開闢
그 형체 하나 밖에 없고 / 其體不雙
그 도 똑같은 것이 없다오 / 其道莫竝
조화에 기강이 되고 / 綱紀乎造化
동정에 추기가 되어 / 樞機乎動靜
천지가 이로 말미암아 생성되고 / 乾坤用之而生成
귀신이 이것을 타고 굴신하네 / 鬼神乘之而屈伸
별자리의 도수가 이 때문에 정해지고 / 星度數之以定
달의 그믐과 초하루가 여기에서 나오네 / 月晦朔之是因
이것이 가고 옴으로 인해 낮과 밤이 나누어지고 / 以其有往來晝夜分
이것의 길고 짧음에 따라 추위와 더위가 구별되네 / 以其有永短寒暑別
천지간에 형형색색의 크고 작은 물건들이 / 天地間洪纖高下形形色色者
모두 그 빛을 받아 물건이 되며 / 莫不受其光而爲物
우주 사이에 사라지고 자라며 번성하고 시들어 오고 가는 물건들이 / 宇宙來消長榮悴去去來來者
모두 그 운행을 얻어 변화되니 / 莫不得其運而成化
이는 하늘과 땅이 생길 적에 / 此乃有覆載
반드시 이 태양이 있었으리 / 必有是日
이 태양이 있으므로 온갖 조화가 있어 / 有是日斯以有萬化
광명하고 빛나 / 光明烜赫
만고에 비추고 쉬지 않으니 / 揭萬古而不息
하루인들 어찌 태양이 없을 수 있겠나 / 一日烏得無是日
만약 하루라도 태양이 없으면 / 一日而若無是日
천도가 폐하고 연사(年事)가 이뤄지지 못하며 / 天道廢兮歲功息
낮과 밤이 없고 그믐과 초하루가 없으며 / 無晝夜無晦朔
또 추위와 더위가 없을 것이니 / 又無寒暑
어찌 다시 양의와 삼재가 있겠는가 / 復安得有兩儀三才
그 성대한 공용을 연구해 보면 / 究功用之盛大
일식의 재앙이 심함을 알 수 있네 / 知厥蝕之劇災
일식은 어찌하여 생기는가 / 蝕之也伊何
내 일찍이 선유들에게 들으니 / 曾聞之於先儒
달은 해를 따라 교대로 운행하여 / 月隨日而代行
떨어지고 모임이 서로 연관된다네 / 有離合之相須
그믐과 초하루가 교차하는 때에 / 方晦朔之際交
저 음이 가려 일식이 일어나네 / 彼陰掩而有食
그 수치는 일정함이 있어 / 其數也有常
천년 뒤의 것도 계산할 수 있으니 / 隔千歲而算得
일정한 수치에 당연한 것이라 핑계하여 / 夫旣諉諸常數之當然
어리석은 군주와 아첨하는 신하들이 항상 소홀히 하니 / 故暗君諂臣之每忽
음과 양의 높고 낮음이 / 殊不知陰陽之尊卑
자연 구분이 있어 넘기 어려움을 알지 못하네 / 自有分而難越
떨어졌다가 반드시 모이는 것은 / 離而必合者
해와 달이 서로 사귀는 이치이며 / 乃日月相交之理也
모일 때에 마땅히 피하는 것은 / 會而當避者
해와 달이 서로 다른 뜻이라오 / 乃日月相異之義也
이미 피하지 않고 핍박하니 / 旣不避而有逼
어느 변괴가 이보다 크겠는가 / 爲變孰大於此也
한 초목의 요망함도 재이(災異)라고 이르며 / 一草一木之妖尙謂之異
한 별자리의 어그러짐도 변괴라고 이르는데 / 一星一辰之差亦謂之怪
하물며 태양이 먹힘을 당하니 / 況太陽之見食
참으로 더할 수 없는 괴변이라오 / 誠怪戾之莫最
어떤 벗이 나에게 묻기를 / 有友詰余而言曰
마땅히 먹혀야 할제 먹히지 않는 것은 / 當食不食
양을 붙드는 자 그 누구이며 / 扶陽者誰
마땅히 피하여야 할제 피하지 않는 것은 / 當避不避
음을 순하게 만드는 자 그 누구인가 / 馴陰者誰
그 먹힘이 일정한 도수가 있으니 / 其食也旣有常度
어찌 물러나 피함이 때가 다르단 말인가 / 何退避之異時
이에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 余曰
그대는 하늘과 사람의 이치를 모르는가 / 子不知天人之理乎
상은 하늘에 드리워져 있으나 / 象垂乎天
도는 바로 사람에게 있다오 / 道在于人
하늘의 마음을 사람이라 하니 / 天之心曰人
하늘과 사람은 두 가지 이치가 있는 것이 아니네 / 天與人非二眞也
상의 이치를 도라 하니 / 象之理曰道
상과 도는 바로 한 뿌리라오 / 象與道乃一根也
사람이 감동하면 하늘이 응하고 / 人感而天應
도가 어그러지면 상이 변하는 법 / 道悖而象變
마음이 병들면 형체가 마르고 / 心病者形枯
자식이 잘못하면 아버지가 꾸짖나니 / 子惡則父譴
하늘에 상을 드리운 것은 똑같지만 / 觀夫象于天者雖一
도는 사람에 따라 종류가 나누어지네 / 道於人而類別
해는 하늘에 있는 양의 상이 되는데 / 日爲在天之陽象
양의 유는 사람에 있어 한 가지가 아니며 / 陽之類固在人非一
달은 하늘에 있는 음의 상이 되는데 / 月爲在天之陰象
음의 유 또한 사람에 있어 한 가지가 아니라오 / 陰之類亦在人非一
한집안으로 말하면 / 家以言
아버지는 양이고 자식은 음이며 남편은 양이고 부인은 음이며 / 父陽子陰兮夫陽婦陰
나라로 말하면 / 國以言
군주는 양이고 신하는 음이며 정직한 사람은 양이고 간사한 사람은 음이며 / 君陽臣陰兮正陽邪陰
천하로 말하면 / 天下以言之
양은 중국이고 음은 이적이다 / 陽爲中國兮陰爲夷狄
군주와 아버지와 남편과 군자와 중국은 / 曰君曰父曰夫曰君子曰中國者
비록 사람에게 있는 양의 종류라 하나 / 雖曰在人之陽類
그 이치는 모두 해에 관계되고 / 其理則皆係于日
신하와 자식과 부인과 소인과 이적은 / 臣也子也婦也小人也夷狄也者
비록 사람에게 있는 음의 종류라 하나 / 雖曰在人之陰類
그 기운은 모두 달에 속한다 / 其氣則咸屬于月
도가 아래에서 순하면 / 道順於下
상이 따라 순하고 / 象從而順
도가 아래에서 문란하면 / 道紊於下
상이 따라 문란해지니 / 象從而紊
만약 성인이 높은 자리에 있어 / 若乃聖人在上
이 도가 빛나서 / 此道煥赫
삼강이 바루어지고 / 三綱旣正
구법이 확립되며 / 九法亦立
남편은 남편답고 부인은 부인다우며 아버지는 아버지 노릇 하고 자식은 자식 노릇 하며 군주는 군주 노릇 하고 신하는 신하 노릇 하며 / 夫夫婦婦父父子子君君臣臣
군자가 안에 있고 중국이 다스려지면 / 君子內而中國理
바로 이러한 때에 / 當是時也
해와 달이 빛난다 / 日月光華
어찌 희미해지고 먹히는 이변이 있겠는가 / 寧有薄食之異
말세가 되어 혼란해지면 / 至於叔季昏亂
이 도가 밝지 못하여 / 此道不明
하늘의 질서가 제대로 서지 못해서 / 天秩不紀天敍不經
부인이 남편을 거역하고 자식이 아버지를 해치며 / 婦逆夫兮子賊父
신하가 군주를 시해하고 간사한 사람이 정직한 사람을 모함하며 / 臣弑君兮邪陷正
중국 사람이 금수가 되고 / 夏之人乃禽乃獸
이적이 덩달아 성해지니 / 夷狄於是乎亦盛
이러한 때를 당하면 / 方是時也
음으로서 양에 항거하여 / 以陰抗陽
해와 달이 서로 먹힌다 / 日月爲之相食
벗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 友曰
그렇다면 오늘의 변고는 / 然則今日之變
과연 어디로부터 일어났는가? / 果何從而作也
나는 해외의 어두운 학자라서 / 余海外之昏儒
하늘과 인간의 이치를 배웠으나 통달하지 못하였다 / 學天人之未達
더구나 아무 재앙은 아무 응험이라는 것은 / 況某災之某應
한 나라 학자들의 잘못된 말이다 / 是漢儒之謬說
나는 아직 중국을 가보지 못하였으니 / 足未躡於中國
어찌 무슨 도리에 잘못이 있는지 알겠는가 / 寧知何道之有失
다만 오늘의 천하를 보면 / 但見今日之天下
어찌 재앙을 부를 만한 허물이 없겠는가 / 亦豈致災之無愆
저 천박한 일본 사람들이 / 彼日本之孼奴
감히 천자국인 명 나라에 항거하여 / 敢抗大明於當天
5년 동안 황제국의 군대가 해변에 있었으니 / 五載王師於海陲
이는 사방의 오랑캐들이 황제국을 섬기는 것과 다르다 / 蓋異乎四夷之來王
음이 여러 양의 종주를 잠식하니 / 陰蝕乎衆陽之宗
재앙이 어찌 까닭없이 일어나겠는가 / 災豈作於无妄
벗이 다시 다음과 같이 논란하였다 / 友復爲之難曰
하늘에는 두 해가 없고 / 天無二日
백성에겐 두 임금이 없으니 / 民無二王
이 해를 상대하는 자는 / 對是日者
천하에 한 사람인 황제이다 / 天下之一人
허물이 어찌 우리 작은 나라에 말미암겠는가 / 咎豈由於小邦
이에 나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 余曰
그렇지 않다 / 不然
해가 비추는 곳은 / 日所照
모두 이 도가 있는 곳이다 / 皆此道所存
물건이 모두 음양에 소속되어 있으니 / 物咸囿於陰陽
한 몸에도 각기 한 건곤이 있는 것이다 / 一身各有一乾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여러 벗들도 / 今此在座者諸友
또한 이 이치가 모인 것이다 / 亦莫非此理之所聚
만약 인욕으로 천리를 멸하고 / 若以人欲滅天理
혹 자식이 되어 아버지를 무시하여 / 或爲人子無其父
한 몸의 음이 한 몸의 양을 이긴다면 / 一身之陰勝一身之陽
이는 한 몸의 해와 달이 서로 먹히는 것이요 / 一身之日月薄蝕也
한 집안의 음이 한 집안의 양을 이긴다면 / 一家之陰勝一家之陽
이는 한 집안의 해와 달이 먹히는 것이니 / 一家之日月薄蝕也
반드시 미천한 사람과 작은 집안이 / 不必謂人之微家之小
모두 하늘의 변고를 이룬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나 / 皆足以致天變
어찌 사물의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 豈不曰物無巨細
이치가 하나로 꿰고 있다고 말하지 않겠는가 / 理貫于一
더구나 신하와 백성과 사직을 소유하여 군주가 되었다면 / 況乎有臣民社稷而爲君
어찌 감응할 수 있는 기축이 되지 않겠는가 / 曷不足爲感應之機軸
그러므로 춘추시대의 난신적자가 / 故春秋之亂賊
반드시 모두 종주(宗周)에서 일어난 것은 아니다 / 不必皆作於宗周
그렇다면 오늘날의 이 변고가 / 夫然則今日之是變
어찌 우리 나라의 큰 우환이 아니겠는가 / 寧不爲我國家憂也
동남 지방에는 바다를 가로지르는 큰 고래가 뛰놀고 / 東南起橫海之長鯨
서북 지방에는 으르렁대는 늙은 개가 엎드려 있으며 / 西北伏傍狺之老狗
안에는 나라에 인물이 없어 텅 비었고 / 內邦國之空虛
백성들은 역적질하는 자가 뒤이어 처형당하니 / 民逆竪之繼誅
마땅히 인군의 상이 흉함을 알릴 것이다 / 宜君象之告凶
어찌 천도를 속이겠는가 / 豈天道之可誣
이에 벗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 友曰
하늘과 사람이 감응하는 이치는 / 天人感應之理
삼가 가르침을 들었으나 / 謹聞敎矣
또한 다시 재앙을 막을 방도가 있습니까 / 亦復有弭災之道乎
이에 나는 다시 그 말을 거듭하여 설명하였다 / 余爲之申其說曰
하늘이 재앙을 보여주기 전에는 / 天之示災之前
사람이 반드시 재앙을 부르는 잘못이 있고 / 人必有召災之失
하늘이 재앙을 보인 뒤에는 / 天之示災之後
나라에서 반드시 하늘에 응하는 실제가 있어야 하니 / 國必有應天之實
재앙을 보이는 것은 군주를 사랑하기에 / 示災者乃所以仁愛
먼저 화를 내려 경계를 보이는 것이다 / 故先禍而示警
사람이 만일 스스로 돌이켜서 행실을 닦는다면 / 人苟能自反而修省
재앙을 바꾸어 복과 경사로 만들 수 있다 / 災可轉爲福慶
덕이 있는 정사로 상곡을 마르게 하여/ 枯桑穀於德政
상 나라 고종(高宗)의 영원한 천명을 이루었고 / 致商宗之永籙
좋은 말로 형혹을 물러가게 하여/ 退熒惑於善言
송 나라 임금의 패업을 이룩하였으니 / 立宋侯之覇業
화와 복은 실로 사람이 부르는 것이다 / 禍福實自人召
하늘이 어찌 사람을 사랑하고 미워하겠는가 / 天何愛惡於人哉
나와 같은 자들은 지위가 가르침을 드리고 선언을 올릴 대열에 있지 않으니 / 若余徒者位不在納誨陳善
마땅히 어찌 오늘날의 재앙을 닦겠는가마는 / 當何修於今日之災
다시 천리를 돌이켜서 / 盍復還其天理
한몸의 백일을 밝혀 / 明一身之白日
허물이 있을 때에는 모두 보게 하고 / 過也皆見
허물을 고쳤을 때에는 모두 우러르게 해서 / 改也皆仰
광명한 본체로 하여금 / 毋使光明之本體
끝내 식멸하도록 하겠는가 / 終爲之息滅也哉
이에 날짜와 때를 서술하고 문답한 내용을 기록하여 / 於是乎陳日時而記問答
성인이 재앙을 삼가한 기록을 발명하는 바이다 / 發聖人謹災之筆也
[주D-002]진괘와 태괘……이루어졌네 : 이들 괘의 상은 가운데가 이어진 모양이 아래에서 가운데로 다시 위로 올라오기 때문에 말한 것이다.
[주D-003]화륜이 청니에 빠지고 : 화륜은 해를 가리키며 청니(靑泥)는 푸른 진흙이란 뜻으로 깊은 진흙 속을 가리킨 것이다.
[주D-004]금오 : 태양의 속에 황금색의 까마귀가 있다 하여 역시 해를 가리킨 것이다.
[주D-005]구법 : 홍범(洪範)의 구주(九疇)를 가리킨다. 홍범은 《서경》의 편명(篇名)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큰 법이란 뜻이며, 구주는 아홉 가지 무리란 뜻으로 옛날 우(禹) 임금이 홍수를 다스릴 때에 낙수(洛水)에서 거북이가 나왔는데 그 등에 1에서 9까지의 점이 그려져 있었다 한다. 그리하여 이것을 보고 홍범 구주를 만들었다 하는데, 첫번째는 금(金)·목(木)·수(水)·화(火)·토(土)의 오행(五行)이고, 두 번째는 모(貌)·언(言)·시(視)·청(廳)·사(思)의 오사(五事)이며, 세 번째는 식(食)·화(貨)·사(祀)·사공(司空)·사도(司徒)·사구(司寇)·빈(賓)·사(師)의 팔정(八政)이고, 네 번째는 세(歲)·월(月)·일(日)·성신(星辰)·역수(曆數)의 오기(五紀)이며, 다섯 번째는 황극(皇極)이고, 여섯 번째는 정직(正直)·강극(剛克)·유극(柔克)의 삼덕(三德)이며, 일곱 번째는 우(雨)·제(霽)·몽(蒙)·역(驛)·극(克)·정(貞)·회(悔)의 계의(稽疑)이고, 여덟 번째는 우(雨)·양(暘)·욱(燠)·한(寒)·풍(風)·시(時)의 서징(庶徵)이며, 아홉 번째는 수(壽)·부(富)·강녕(康寧)·유호덕(攸好德)·고종명(考終命)의 오복(五福)과 흉단절(凶短折)·병(病)·우(憂)·빈(貧)·악(惡)·약(弱)의 육극(六極)이다.
[주D-006]종주(宗周) : 주 나라의 수도를 가리키는데, 처음에는 호경(鎬京)이었으나 평왕(平王)이 천도(遷都)한 뒤에는 낙읍(洛邑)으로 바뀌었다.
[주D-007]덕이 있는……마르게 하여 : 상곡(桑穀)은 뽕나무와 닥나무이며, 고종은 상(商) 나라의 임금인 무정(武丁)의 묘호(廟號)이다. 옛날 상 나라의 조정에 뽕나무와 닥나무가 함께 나와 자랐으므로 이것을 큰 변괴라 하였는데 무정이 두려워하여 덕을 닦자, 이들 나무가 말라죽고 상 나라가 잘 다스려졌다 한다. 《史記 殷本紀》
[주D-008]좋은 말로 형혹을 물러가게 하여 : 형혹(熒惑)은 별 이름으로 화성(火星)의 별칭인데 이 별이 나타나면 재난이 뒤따른다 한다. 춘추(春秋) 시대에 송(宋) 나라의 분야(分野)에 해당하는 곳에 형혹성이 나타났으므로 송 나라의 군주인 경공(景公)은 이를 크게 걱정하였다. 천문을 담당한 자위(子韋)라는 자가 “정승에게 재앙을 돌리자.”고 하였으나 경공은 “정승은 나의 고굉(股肱)이다.” 하고 거절하였으며, “백성에게 돌리자.”고 하였으나 “군주는 백성이 있어야 한다.” 하고 거절하였으며, “연사(年事)에 돌리자.”고 하였으나 “연사가 흉년이 들면 백성들이 굶주리게 되니, 내가 어떻게 군주 노릇을 하겠는가.” 하고 거절하였다. 이에 자위는 “군주께서 군주다운 말씀을 세 번 하셨으니, 반드시 형혹성이 옮겨갈 것입니다.” 하였는데, 과연 1도(度)를 옮겨갔다 한다. 《史記 宋世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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