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는 후(侯)를 세우고 군대를 출동함이 이롭다.[豫 利建侯行師]
○ ‘천지(天地)’는, 괘(卦)에는 삼재(三才)가 있는데, 제후를 세우고 군사를 출동하는 것은 인(人)에 해당된다. 여섯 효의 자리에 두루 유행(流行)하는 것은 사시(四時)의 상이다. ‘천지(天地)’는 괘에 삼재가 있음을 형상한 것이고, ‘일월(日月)’은 위(位)에 감리(坎離)가 있음을 형상한 것이다. ‘성인(聖人)’은 역시 삼재를 형상한 것이고, ‘형벌(刑罰)’은 역시 감리(坎離)를 형상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비록 순(順)함으로 동(動)하는 이치만을 말하였으나, 역시 상(象)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것이 역(易)의 묘한 이치이다.
○ 진남(震男)이 곤지(坤地)의 위에 있으니, 제후를 세우는 ‘건후(建侯)’의 상이다. 곤(坤)의 많음으로써 진이 동하니, 군대를 출동하는 ‘행사(行師)’의 상인 것이다. 혹자가 말하기를, “초효부터 오효까지가 사괘(師卦)의 반체(反體)이므로 그 상을 취한 것이다.” 하였다.
○ 한 양이 위에 있으면서 다섯 음이 그에 따른다. 자기를 좋아하는 자가 많으면 즐거울 수가 있다. 그러므로 즐겁다는 뜻인 ‘예(豫)’라고 한 것이다.
○ 우레가 땅에서 나와 분발하면 그 소리가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는 상이 있다. 음악을 짓는 자는 우레의 소리를 본받는다. ‘덕을 높인다[崇德]’ 하고, ‘상제께 올린다[薦上帝]’ 하고, ‘조고로 배향한다[配祖考]’ 한 것은,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는 상을 취한 것이다. 또 한 양이 하괘(下卦) 위에 있으니, 덕을 높이는 ‘숭덕(崇德)’의 상이 있는 것이다. 진(震)이 소리가 있는 유성(有聲)이 되는데 하늘의 자리에 있다. 그러니 상제께 올리는 ‘천상제(薦上帝)’의 상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 양이 하늘의 자리 아래에 있으니, 조고로 배향하는 ‘배조고(配祖考)’의 상이 있는 것이다.
○ 초육이 변하면 턱과 입인 이구(頤口)와 흡사한 상이 된다.
○ 둘 사이를 개(介)라고 하는바, 개(介)는 한계를 나눈다는 뜻이다. 육이가 초육과 육삼의 사이에 끼어 있다. 초육은 즐거움을 울림[鳴豫]이고, 육삼은 즐거움을 올려 봄[盱豫]인데, 육이만은 홀로 가운데에 자리해 있으면서 바름을 지키는바, 돌 사이에 끼어 있는 ‘개우석(介于石)’의 상이 있는 것이다.
[주D-001]천지(天地)는 …… 이치이다 : 이 부분은 예괘(豫卦) 단전(彖傳)에 “예(豫)는, 강(剛)이 응하여 뜻이 행해지고, 순함으로 동함이 예이다. 예는 순하고 동한다. 그러므로 천지도 똑같이 하는데, 하물며 후를 세우고 군대를 출동함에 있어서랴. 천지가 순함으로 동하기 때문에 일월이 틀리지 않아 사시가 어그러지지 않고, 성인이 순함으로 동하기 때문에 형벌이 맑아져서 백성들이 복종한다. 그러니 예의 때와 뜻이 크다.[豫 剛應而志行 順以動 豫 豫順以動 故天地如之 而況建侯行師乎 天地以順動 故日月不過而四時不忒 聖人 以順動 則刑罰淸而民服 豫之時義 大矣哉]” 한 데 대하여 해설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