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례(凡例)

 

1. 먼저 요점을 취하는 말을 들어 장(章)으로 삼고 큰 글자로 쓴 부분이다. 여러 설을 인용하여 주(註)로 삼았습니다. 장(章)은 사서(四書)ㆍ오경(五經)을 주로 삼고, 간간이 선현(先賢)의 말로써 그 부족함을 보충하였고, 주(註)는 주자(朱子)의 주를 위주로 하여 경전(經傳)과 여러 책을 인용하였사옵니다.
1. 대개 인용한 책은 시대의 선후(先後)를 논하지 않고, 한결같이 공부 과정의 선후(先後)와 글 뜻과 어세(語勢)를 가지고 차례를 삼았습니다. 비록 공부[用功]하는 차례대로 선후를 나누었으나, 꼭 한 건[一件]을 남김없이 모두 말한 뒤에 다시 한 건을 지은 것도 아니어서, 간혹 한 가지 일을 두 장(章)에 나누어 붙인 것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경(敬)은 수렴장(收斂章)에 속해 있는데, 또 정심장(正心章)에도 속하였으며, 질욕(窒慾 욕심을 막음)은 교기질장(矯氣質章)에 속하고, 과욕(寡欲)은 양기장(養氣章)에 속해 있는 유(類) 등이 그렇습니다. 그러니 장(章)마다 각각 다른 항목의 공부로 싹둑 자른 듯이 서로 통하지 않는 것은 아니옵니다.
1. 대개 인용한 큰 글자로 쓴 부분은 다만 본래의 책 이름만 아래에 기록하고, 누가 한 말인지를 일일이 칭하지 않았으나 본문(本文)에, ‘아무개가 말하기를’ 자왈(子曰)ㆍ맹자왈(孟子曰) 같은 유임 이라 한 것은 역시 본문을 따랐습니다. 더러 본문에는 명칭이 없지만 반드시 명칭으로써 그 뜻을 나타내야 할 것은 ‘아무개가 말하기를’이라고 쓰기도 하고, 아래에 주(註)를 내었으니, ‘순 임금이 우(禹)에게 명하다’ ‘이윤(伊尹)이 태갑(太甲)에게 훈계하다’와 같은 유입니다. 다른 것도 모두 이와 같습니다. 《주역》과 《시경》은 서명을 위에 표시하고, 그 괘(卦) 이름과 편명(篇名)은 아래에 주(註)를 내었는데, 글이 다른 책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주역》 중에서 공자의 말씀은 이런 예(例)에 구애되지 않았사옵니다.
1. 주(註)에는 다만 ‘아무개가 말하기를’이라고 쓰고 본래의 책 이름을 기록하지 않아 문자를 줄였사옵니다.
1. 한 장(章) 안에서 같은 책의 말이라도 말뜻이 관련되지 않으면 동그라미 표시로 구별하였고, 다른 책의 말이라도 말뜻이 서로 이어지면 동그라미 표시를 하지 아니하였으며, 주에는 단락마다 모두 동그라미를 쳤고, 한 사람의 말을 잇달아 인용하면 ‘또 말하기를’이라고 써서 시작하였사옵니다.
1. 옛말을 인용할 적에 성현의 말이 아니더라도 이치에 맞으면 취하여, 사람 때문에 말[言]까지 버려두지 아니하였습니다.
1. 인용한 설 가운데는 단장취의(斷章取義 문장의 일부를 떼어다 뜻을 취한 것)한 것도 있고, 문장 안의 어구(語句)를 버린 것도 있으며, 같은 시대의 말이 아닌데도 합하여 한 단락으로 만들어 빠짐이 없도록 한 경우도 있어 다 본문(本文)에 구애되지 않고 융통성 있게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나 구절을 삭제한 것은 있어도 감히 한 자도 더하지는 아니하였사옵니다.
1. 선유(先儒)의 성(姓)ㆍ관향(貫鄕)ㆍ별호(別號)를 쓰기도 하고 쓰지 않기도 한 것은 모두 본문을 따른 것으로 문장의 뜻과 관계된 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자(周子 주돈이(周敦頤))ㆍ정자(程子 정호(程顥)와 정이(程頤))ㆍ장자(張子 장재(張載))ㆍ소자(邵子 소옹(邵雍))ㆍ주자(朱子 주희(朱熹)) 다섯 선생은 반드시 자(子)라고 칭하였고, 정자(程子)는 사서(四書)의 주(註)에 의거하여 백정자(伯程子 정호)와 숙정자(叔程子 정이)를 구분하지 아니하였사옵니다.
1. 장의 끝과 단(段)마다 의논할 거리가 있으면 참람되게 신의 좁은 소견을 진술하되, 반드시 ‘신이 생각건대’라고 써서 구별하고 또한 칸을 낮추어 썼습니다.
1. 소주(小註)는 대개 신의 의견이며, 선현의 말씀을 인용한 경우에는 ‘아무개가 말하기를’이라고 써서 구별하였사옵니다. 글자의 뜻과 음훈(音訓)과 사소한 어구에 대해 반드시 일일이 출처를 기록하지 아니하였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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