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에 이르기를, “천지가 사귀지 않음이 비(否)이니, 군자가 보고서 덕을 검약하고 난을 피하여 녹으로써 영화롭게 하지 말아야 한다.” 하였다.[象曰 天地不交 否 君子以 儉德辟難 不可榮以祿]
○ 이효부터 사효까지는 간(艮)이고, 삼효부터 오효까지는 손(巽)이다. ‘검덕피난(儉德辟難)’은 손(巽)의 복(伏) 상을 취하였고, ‘불가영이록(不可榮以祿)’은 간(艮)의 지(止) 상을 취하였다.
육삼은 품고 있는 것이 부끄럽다.[六三 包羞]
○ ‘포(包)’는 음효(陰爻)의 허(虛) 상을 취하였고, ‘수(羞)’는 음효의 인(吝) 상을 취하였다.
구오는 비색(否塞)함을 그치게 하는지라 대인의 길함이니, 망할까 망할까 하고 두려워하여야만 빽빽이 자란 뽕나무에 매어 놓은 듯이 편안하다.[九五 休否 大人吉 其亡其亡 繫于苞桑]
○ 양(陽)인 구(九)로서 오효(五爻)의 자리에 있으니, 공이 많으면서 능히 이길 수가 있다. 그러므로 비색함을 그치게 하는 ‘휴비(休否)’의 상이 있는 것이다. 오효는 감(坎)이 되는데, 감은 더 근심함[加憂]이 된다. 그러므로 망할까 망할까 하는 ‘기망(其亡)’의 상이 있는 것이다. ‘포(苞)’는 세 개의 양효(陽爻)를 가리킨다.
상구는 비색(否塞)함이 뒤엎어지는 것이니, 먼저는 비색하고 뒤에는 기쁘다.[上九 傾否 先否 後喜]
○ ‘희(喜)’는 양(陽)의 상을 취하였다. 희로(喜怒)로써 상대하여 말하면, 희(喜)는 양에 속하고 노(怒)는 음에 속한다. 양은 바깥으로 흩음[發散]을 주장하고, 음은 거두어 모음[翕聚]을 주장한다. 혹자가 말하기를, “상구(上九)가 변하면 태(兌)가 되므로 그 상을 취한 것이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