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에 이르기를[象曰] -대상(大象)이다.
○ 전(傳)에 “문 앞을 가리개로 가렸다.[屛樹]” 한 곳에서의 병(屛)은 천자(天子)는 외병(外屛)으로, 제후(諸侯)는 내렴(內簾)으로, 사(士)는 유(帷)로써 가려서 안과 밖을 나누는 것을 이른 것으로, 대개 소장(蕭墻)의 뜻이다.

초구는 명이에 날 때에 날개를 늘어뜨림이니, 군자가 떠나감에 삼 일 동안 먹지 못하여 가는 바를 둠에 주인이 나무라는 말을 한다.[初九 明夷于飛 垂其翼 君子于行 三日不食 有攸往 主人有言]
○ 초구는 앞이 감(坎)으로 막혀 있는데 감(坎)은 함(陷)이 되니 날개를 늘어뜨리는 상이 있는 것이다. ‘행(行)’은 양(陽)이 동하는 상이다. ‘불식(不食)’은 초효가 감(坎)에 가까이는 있으나 감체(坎體)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상이다. ‘언(言)’은, 이(離)에는 구(口) 상이 있고 또 이화(離火)에는 성(聲)의 상이 있다. 《춘추좌전》에 “초효가 변하면 간(艮)이 되는데, 간은 언(言)이 된다.” 하였다.
○ 송괘(訟卦)의 “육삼은 옛 덕을 간직한다.[六三 食舊德]” 한 곳에서는 본효(本爻)가 감체(坎體)에 포함되어 있고, 태괘(泰卦)의 “구삼은 먹음에 복이 있으리라.[九三 于食 有福]” 한 곳에서는 본효가 태체(兌體)에 포함되어 있다.

육이는 명이에 왼쪽 다리를 상함이니, 구원하는 말이 건장하면 길하다.[六二 明夷 夷于左股 用拯馬壯 吉]
○ ‘마(馬)’는 감(坎)의 상이다. ‘장(壯)’은 진(震)의 건(健) 상이다. 환괘(渙卦)의 초효 역시 이와 같다. 육이는 하체(下體)에 있으므로 ‘좌(左)’라고 한 것이다. 병법(兵法)에서는 우(右)가 앞이 되고 좌(左)가 뒤가 된다. 초효는 족(足)이 되고, 이효는 고(股)가 된다. 이상은 괘 전체 모양에서 상을 취한 것이다.
○ 전(傳)에 나오는 ‘궐장(蹶張)’은, 《한서(漢書)》 신도가열전(申屠嘉列傳)에 “신도가가 무졸(武卒)인 재관(材官)으로서 발로 쇠뇌의 줄을 당기었다.[申屠嘉 以材官蹶張]” 하였는데, 이에 대한 주(註)에 “재관의 무사들은 힘이 세어서 능히 발로 강한 쇠뇌의 줄을 당길 수 있었다. 그러므로 궐장(蹶張)이라고 한 것이다.” 하였으며, 안사고(顔師古)는 말하기를, “손으로 쇠뇌를 당기는 것을 벽장(擘張)이라고 하고, 발로 쇠뇌를 당기는 것을 궐장(蹶張)이라고 한다.” 하였다. -궐(蹶)의 음은 궐(厥)이다.

육오(六五)
○ 전(傳)에 “밝음을 상함이 지극하다.[傷明之極]” 한 곳에서의 상명(傷明)은 스스로 그 밝음을 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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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낮에 세 번 접견한다.[晉……晝日三接]
○ 진(晉)은 낮이다. 이(離)가 해[日]가 되는바, 이일(離日)이 곤토(坤土)를 비추니 낮인 상이다. 쌍호 호씨가 말하기를, “‘삼접(三接)’은 하체(下體)의 세 획을 형상하였다.” 하였다.

상에 이르기를, “……군자가 보고서 스스로 밝은 덕을 밝힌다.” 하였다.[象曰……君子以 自昭明德]
○ 전(傳)에 “덕을 밝히고 잘못을 막음은 그 법도를 밝힘이다.[昭德塞違 昭其度也]” 하였다. 살펴보건대, 《춘추좌전(春秋左傳)》 환공(桓公) 2년에 “임금이 된 자가 덕을 밝히고 잘못을 막아서 -선덕(善德)을 밝히고 악사(惡邪)를 막는 것이다.- 백관에게 군림한다. 곤(袞), 면(冕), 불(黻), 정(珽), 대(帶), 상(裳), 폭(幅), 석(舃)은 그 법도를 밝히는 것이다. -존비(尊卑)에 따라 각각 제도(制度)가 있음을 밝힌 것이다.” 하였는데, 장애백(臧哀伯)이 환공에게 간한 것이다.

초육은 나아가거나 물러감에 정(貞)하면 길하고 믿어 주지 않더라도 여유로우면[初六 晉如摧如 貞 吉 罔孚 裕]
○ ‘최여(摧如)’는 초육(初六)이 음유(陰柔)로서 앞쪽이 간산(艮山)에 막혀 있으니 물러나는 상이 있는 것이다. ‘부(孚)’는 가운데가 텅 빈 상이다. ‘망부(罔孚)’는 간(艮)의 지(止) 상이다. ‘유(裕)’는 곤(坤)의 안후(安厚) 상이다.

육오는……가면 길하다.[六五……往吉]
○ 육오는 사효에서부터 올라가서 괘의 주인이 되었다. 그러므로 ‘왕길(往吉)’이라고 한 것이다.

상구는……오직 읍을 정벌하는 데 사용하면[上九……維用伐邑]
○ ‘벌읍(伐邑)’은 이(離)와 곤(坤)의 상을 취한 것이다. 이(離)의 과병(戈兵)으로서 곤지(坤地)의 위에 임하였으니 읍을 정벌하는 상이 있는 것이다.
○ 상(象)의 전(傳)에 “더욱 부끄러울 만하다.[尤可吝也]” 한 곳에서의 우(尤) 자는 유(猶) 자의 고자(古字)인 유(冘) 자가 아닌가 의심된다.

[주D-001]곤(袞) …… 석(舃) : 천자가 갖추어 입는 것으로, 곤은 예복(禮服), 면(冕)은 관(冠), 불(黻)은 제복(祭服), 정(珽)은 옥홀(玉笏), 대(帶)는 띠, 상(裳)은 치마, 폭(幅)은 정강이까지 닿는 옷, 석은 신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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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삼은, 소인은 용맹을 쓰는 것이요, 군자는 멸시함을 쓰는 것이다.[九三 小人 用壯 君子 用罔]

○ ‘소인(小人)’과 ‘군자(君子)’는 지위로써 말한 것이다. 삼효는 하괘(下卦)의 상효에 있으니 군자가 될 수 있고, 상괘(上卦)의 아래에 있으니 역시 소인이 될 수도 있다. 괘에서 상을 취하는 것은 일정하지 않으니, 이 때문에 역(易)인 것이다. ‘장(壯)’은 힘으로써 말한 것이고 ‘망(罔)’은 뜻으로써 말한 것으로, 모두 지나치게 강(剛)한 상이다.

육오는 양(羊)을 화(和)함에 잃게 하면[六五 喪羊于易]

○ ‘양(羊)’은 오효의 호체인 태(兌)의 상이다.

상육은 숫양이 울타리를 떠받는다.[上六 羝羊 觸藩]

○ ‘번(藩)’은 진(震)의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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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에 이르기를, “하늘 아래에 산이 있는 것이 돈(遯)이니, 군자가 보고서 소인을 멀리하되, 미워하지 않고 위엄이 있게 한다.” 하였다.[象曰 天下有山 遯 君子以 遠小人 不惡而嚴]

○ ‘불오(不惡)’는 내괘(內卦)인 간(艮)의 지(止) 상이다. ‘엄(嚴)’은 외괘(外卦)인 건(乾)의 강(剛) 상이다. ‘원소인(遠小人)’은 하늘 아래에 산이 있는 상을 체득한 것이다.


초육은……가는 바를 두지 말아야 한다.[初六……勿用有攸往]

○ ‘물용유유왕(勿用有攸往)’은 간(艮)의 지(止) 상이다.


육이는 황소 가죽으로써 잡아매니, 견고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六二 執之用黃牛之革 莫之勝說]

○ ‘집(執)’은 간(艮)의 수(手) 상이다. ‘황(黃)’은 이효가 가운데이니 가운데의 색이다. ‘우(牛)’는 간(艮)의 상이다. ‘혁(革)’은 간(艮)의 강(剛) 상이다. ‘막지승설(莫之勝說)’은 간(艮)의 강(剛)과 지(止) 상이다.


구삼은 매어 있는 돈(遯)이라 병이 있어서 위태로우니, 신첩(臣妾)을 기름에는 길하다.[九三 係遯 有疾 厲 畜臣妾 吉]

○ ‘계(係)’는 간(艮)의 지(止) 상이다. ‘질(疾)’은 음효인 유(柔)가 양효인 강(剛)을 깎는 상인바, 병이 있으므로 위태로운 것이다. ‘휵(畜)’은 양(陽)으로써 음(陰)을 비호하는 상이다. ‘신(臣)’은 간(艮)의 혼시(閽寺) 상이다. ‘첩(妾)’은 태(兌)의 상으로, 손(巽)은 태(兌)의 반체이다. 혹자가 말하기를, “감(坎)은 심(心)이 되고 간(艮)은 신(身)이 된다. 심이란 것은 체(體)가 허(虛)한 것인데, 감(坎)은 가운데가 차 있으니 병이 되는 상인 것이다. 기혈(氣血)이 고르게 분포되어야만 몸이 화평함을 얻는데, 간(艮)은 위는 성하고 아래는 허하니 병이 드는 상인 것이다. 그러므로 돈괘(遯卦)의 삼효와 손괘(損卦)의 사효는 모두 간(艮)의 체(體)로써 질(疾)을 말한 것이다. 정괘(鼎卦)는 구이가 변하면 역시 간(艮)의 체가 된다.” 하였다.

○ 전(傳)에 ‘신첩(臣妾)은 소인(小人)이다.’ 하였는데, 《근사록(近思錄)》 말편(末篇)에 나오는 ‘소인을 대한다.[待小人]’ 한 곳의 소인에 대해서 건안 섭씨(建安葉氏)가 ‘신첩의 소인이다.’ 하였다.


[주D-001]건안 섭씨(建安葉氏) : 송(宋)나라 건안(建安) 사람으로, 주희(朱熹)의 문하에 출입하였던 섭식(葉湜)을 가리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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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恒)은 형통하여 허물이 없으니, 정함이 이로운바 가는 바를 둠이 이롭다.[恒 亨 无咎 利貞 利有攸往]

○ ‘이정(利貞)’은 상체가 진(震)이고 하체가 손(巽)이니 남자는 높고 여자는 낮은 것이며, 외괘(外卦)가 진(震)이고 내괘(內卦)가 손(巽)이니 남자는 동하고 여자는 순한 것으로, 모두가 바른 뜻이다. ‘이유유왕(利有攸往)’은 순함으로써 동하는 것이다.

천지의 도는 항구하여 그치지 않는다.[天地之道 恒久而不已也]

○ 하체는 본디 건(乾)인데 위로 곤(坤)과 교제하여 진(震)이 되었고, 상체는 본디 곤(坤)인데 아래로 건(乾)과 교제하여 손(巽)이 되었다. 쌍호 호씨가 말하기를, “괘(卦)가 스스로 건과 곤이 교제하므로 천지(天地)로써 말하였다.” 하였다.

해와 달이 천리에 순하여 오랫동안 비추며, 사시가 변화하여 오랫동안 이루며, 성인이 도를 오래하여 천하가 교화되어 이루어진다. 항상하는 바를 보면 천지 만물의 정을 알 수 있다.[日月 得天而能久照 四時 變化而能久成 聖人 久於其道而天下化成 觀其所恒而天地萬物之情 可見矣]

○ 위(位)에 감리(坎離)와 일월(日月)의 상이 있고, 여섯 효의 빈자리에 두루 흘러 행하는 사시(四時)의 상이 있다. 위의 두 효는 하늘의 자리이고, 중간의 두 효는 사람의 자리이고, 아래의 두 효는 땅의 자리이다.

상에 이르기를, “우레와 바람이 항(恒)이니, 군자가 보고서 서서 방소(方所)를 바꾸지 않는다.” 하였다.[象曰 雷風 恒 君子以 立不易方]

○ 내가 생각해 보건대, 우레가 위에서 진동하고 바람이 아래에서 부는 것은 각각 제자리를 지킨 것이니, 항(恒)의 상이다. ‘입불역방(立不易方)’은 제자리를 지키는 상을 본받은 것이다. 우레가 위에 있고 바람이 아래에 있는 것은 이치에 있어서 정상적인 것이며, 방소를 바꾸지 않는 것은 덕에 있어서 정상적인 것이다.

구삼은 그 덕을 항상하지 않으니, 부끄러움이 혹 이를 것이다. 정고(貞固)하면 부끄럽다.[九三 不恒其德 或承之羞 貞 吝]

○ ‘불항(不恒)’은, 손(巽)이 진퇴(進退)를 과감히 하지 못하는 것이 되며, 또 삼효가 손(巽)의 끝에 처해 있으니 마침내는 조급한 괘의 상이 된다. ‘수(羞)’는 음효(陰爻)의 인(吝) 상이다. 양(陽)인 구(九)가 변하면 음(陰)이 된다. 비괘(否卦)의 삼효는 본효(本爻)로써 말하였으므로 ‘포(包)’라 하였고, 항괘(恒卦)의 삼효는 변효(變爻)로써 말하였으므로 ‘혹(或)’이라고 하였다. 혹이란 미정(未定)의 말이다.

구사는 사냥을 하나 짐승을 잡지 못한다.[九四 田无禽]

○ 손괘(巽卦)의 사효는, 호체(互體)가 이(離)인데 이(離)는 과병(戈兵)이 되며, 또 음효(陰爻)로서 음의 자리에 있으니 겸손하여서 능히 바르다. 그러므로 아래의 두 양이 그를 따르는 것이다. 그리고 초효 역시 위(位)로써 상응하므로 세 등급의 짐승을 얻는 것이다. 항괘(恒卦)의 사효는 손(巽)의 복체(伏體)인데, 호체가 이(離)를 이루지 못하니 몸에 기물(器物)을 보관하는 상이 없다. 또 양효(陽爻)로서 음의 자리에 있으니 바르지 못하고 동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므로 아래에 있는 두 양이 따르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초효가 비록 응하기는 하나 헛되므로 짐승을 잡지 못하는 ‘무금(无禽)’의 상이 있는 것이다. 또 ‘금(禽)’은 조수(鳥獸)의 총체적인 이름이다. 괘 가운데에서 손(巽)은 계(鷄)가 되고 건(乾)은 마(馬)가 되고 태(兌)는 양(羊)이 되고 진(震)은 용(龍)이 되는데, 이는 사냥하여 얻는 짐승이 아니다.

육오는……부인은 길하고 남자는 흉하다.[六五……婦人 吉 夫子 凶]

○ ‘부인(婦人)’은 상육(上六)의 유(柔) 상이고, ‘부자(夫子)’는 육오(六五)의 강(剛) 상이다.
○ ‘부인(婦人)’은 육(六)의 상이다. ‘부자(夫子)’는 반체의 효(爻)로써 상을 취한 것이다.

[주D-001]비괘(否卦)의 …… 하였고 : 비괘 삼효의 효사에 “육삼은 속에 품고 있는 것이 부끄럽다.[六三 包羞]” 하였다.
[주D-002]초효 …… 것이다 : 손괘(巽卦) 사효의 효사에 “육사는 뉘우침이 없어지니, 사냥하여 세 등급의 짐승을 얻는다.[六四 悔亡 田獲三品]”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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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괘전(序卦傳)에 ‘유소착(有所錯)’이라고 하였는데, 육씨(陸氏)가 말하기를 “‘착(錯)’ 자는 바로 조(措) 자로, 예의(禮義)를 시설(施設)할 바가 있다는 말이다.” 하였다. ○ 주(註)에 운봉 호씨(雲峯胡氏)가 운운하였다. 운봉 호씨가 하경(下經)에서 뜻을 취한 것이 각별하다.


천지가 감동하면 만물이 화생하고, 성인이 인심을 감동시키면 천하가 화평하다.[天地感而萬物化生 聖人 感人心而天下和平]

○ 상괘(上卦)는 본디 건(乾)인데 아래로 곤(坤)과 사귀어서 간(艮)을 이루었으니, 이는 건도(乾道)가 남자(男子)로 된 것이다. 하괘(下卦)는 본디 곤(坤)인데 위로 건(乾)과 사귀어서 태(兌)를 이루었으니, 이는 곤도(坤道)가 여자(女子)로 된 것이다. 그러니 이는 바로 천지(天地)가 감동하여서 만물이 화생하는 상이다. 이효(二爻)와 오효(五爻)는 사람의 자리인데, 양(陽)인 구(九)가 오효의 자리에 있으면서 이효에 응한다. 이는 사람으로서 사람에게 감동한 것이다. 그리고 음(陰)인 육(六)이 이효의 자리에 있으면서 오효에 응한다. 이는 사람으로서 사람에게 응한 것이다. 그러니 이는 바로 성인이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켜서 천하가 화평한 상이다.

상에 이르기를, “산 위에 못이 있는 것이 함(咸)이니, 군자가 보고서 마음을 비워 남의 의견을 받아들인다.” 하였다.[象曰 山上有澤 咸 君子以 虛受人]

○ 토(土)의 체(體)는 텅 비었고 택(澤)은 적셔 주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산 위에 못이 있으니 텅 비어 있음으로써 적셔 줌을 입는 상인 것이다. 군자가 이것을 본받아서 자신의 마음을 비우고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초육은 감동함이 그 엄지발가락이다.[初六 咸其拇]

○ 쌍호 호씨(雙湖胡氏)가 말하기를, “‘무(拇)’는 단지 하체(下體) 초효(初爻)의 상만을 취하였다.” 하였다. 내가 생각해 보건대, 진(震)은 족(足)이 되고 간(艮)은 진(震)의 반체(反體)이니 역시 엄지발가락인 ‘무(拇)’의 상이 있는 것이다.
○ 본의(本義)의 내용은 상응(相應)함을 취하지 않고 범범하게 감응(感應)하는 뜻만을 논한 것 같은데, 세 효가 모두 그러하다.

상에 이르기를, “감동함이 그 엄지발가락인 것은 뜻이 밖에 있는 것이다.” 하였다.[象曰 咸其拇 志在外也]

○ 본의(本義)의 뜻과 같다면 ‘외(外)’ 자는 외괘(外卦)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감동하는 바가 밖에 있음을 범범히 말한 것이다.

육이는 감동함이 그 장딴지이면 흉하니, 그대로 있으면 길하다.[六二 咸其腓 凶 居 吉]

○ 쌍호 호씨가 말하기를, “‘비(腓)’는 하체(下體)의 상을 취한 것이다.” 하였다. 내가 생각해 보건대, ‘비(腓)’ 역시 간(艮)의 반체인 진(震)의 상을 취한 것이다. ‘거(居)’는 간(艮)의 지(止) 상이다.
○ 살펴보건대, ‘비(腓)’ -평성(平聲)이다.- 는 《설문(說文)》에 “비(腓)는 경천(脛腨)이다.” 하였으며, ‘천(腨)’ 자는 또 《광운(廣韻)》에 “시(時)와 곤(袞)의 반절(半切)로, 비장(腓腸)이다.” 하였다. 그렇다면 넓적다리[脛]의 아래이면서 발꿈치[跟]의 윗부분으로, 발을 들 때에 먼저 움직이는 곳이니, 바로 발의 배[足肚]이다.

구삼은 감동함이 그 다리이다. 잡아 지킴을 상대방을 따라서 한다.[九三 咸其股 執其隨]

○ 쌍호 호씨가 말하기를, “‘고(股)’는 호체(互體)인 손(巽)의 상이다. ‘집(執)’은 간(艮)의 수(手) 상이다.” 하였다. 내가 생각해 보건대, ‘수(隨)’는 ‘고(股)’를 인하여 뜻을 취한 것이다. 혹자가 말하기를, “간괘(艮卦)의 이효가 변하면 수괘(隨卦)의 반체가 된다. 함괘(咸卦)의 하체(下體)인 간(艮)을 반체로 하면 수괘(隨卦)가 된다. 그러므로 간괘(艮卦)의 이효와 함괘(咸卦)의 삼효는 모두 ‘수(隨)’로써 말한 것이다.” 하였다.

구사는……동동하여 오고 가면 벗만이 네 생각을 따를 것이다.[九四……憧憧往來 朋從爾思]

○ 사효는 상체와 하체가 사귀는 데에 자리해 있으니 역시 오고 가는 ‘왕래(往來)’의 상이 있는 것이다. ‘붕(朋)’은 초효를 가리킨다.
○ ‘왕래(往來)’는 저절로 왕래하는 것이고, ‘동동(憧憧)’은 사심(私心)을 가하여 좋지 않은 뜻을 가지고 왕래하는 것이다. ‘왕래’ 두 글자는 ‘동동’과 연결하여 말해서는 안 된다. ‘동동’ 가운데 별도로 왕래의 뜻이 있다. 정자(程子)의 설은 조금 전도되어서 사람들의 의심을 불러일으켰다. 대개 ‘왕래’는 바로 느껴서 응하는 뜻이다. 느껴서 응하는 것은 본디 저절로 되는 것인데 사사로운 뜻을 씀이 이와 같으면 그것이 바로 ‘동동’인 것이다.
○ 주자가 말하기를, “마음이 사사로이 주관함이 없음은 마치 천지(天地)와 똑같다. 추우면 천하가 모두 춥고 더우면 천하가 모두 덥다. 이는 느끼는 바가 있으면 모두 통하는 것이다.” 하였고, 또 이르기를, “비가 오고 볕이 나는 것과 같다. 비가 오지 않는 것은 단지 비에만 관계된 것이나, 문득 볕이 날 것임을 느낄 수 있다. 볕이 나지 않는 것은 단지 볕에만 관계된 것이나, 볕이 이미 응한 곳에서는 또 비가 올 것임을 느낄 수 있다. 느끼면 반드시 응함이 있고, 응하는 바는 다시 느낌이 된다. 추위와 더위, 낮과 밤이 모두 이 이치가 아닌 것이 없다.” 하였다. -윗글의 아랫부분은 정자(程子)의 뜻인데, 역시 윗부분의 뜻도 겸하여 들어 있다.

상에 이르기를, “……왕래하기를 자주자주 하는 것은 광대(光大)하지 못한 것이다.” 하였다.[象曰……憧憧往來 未光大也]

○ 간(艮)은 광(光)이 된다. 그런데 사효는 간(艮)의 밖에 있으므로 광(光)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양(陽)은 대(大)가 된다. 그런데 양(陽)인 구(九)가 음(陰)의 자리인 사효의 자리에 있으므로 대(大)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상에 이르기를, “감동함이 그 등살인 것은 뜻이 낮기 때문이다.” 하였다.[象曰 咸其脢 志末也]

○ ‘말(末)’은 상효가 괘의 끝에 있음을 가리킨 것이다. 대과괘(大過卦)에서 “밑둥과 끝이 약하다.[本末弱也]” 한 곳에서의 ‘말(末)’과 그 뜻이 같다.

[주D-001]

운봉 호씨(雲峯胡氏)가 운운하였다

:

운봉 호씨가 이르기를, “선천(先天) 팔괘(八卦)의 상(象)에 대해서 설괘전(說卦傳)에서 두 가지로 말하였다. 먼저 천지(天地)를 말하고, 그다음에 바로 산택(山澤)을 말하고, 계속해서 수화(水火)와 풍뢰(風雷)를 말하였으며, 산택(山澤)으로써 끝맺음을 하였다. 서로 부딪치는 것[相薄]은 서로 어그러지지 않는 것이 귀한 것이고, 서로 해치지 않는 것[不相射]은 서로 미치는 것이 귀하다. 오직 기(氣)를 통하는 것은 두 가지로 말하면서 고치지 않았다. 그러니 상경(上經)을 건괘(乾卦)와 곤괘(坤卦)에서부터 시작한 것은 천(天)과 지(地)가 위(位)를 정한 것이며, 하경(下經)을 함괘(咸卦)에서 시작한 것은 산(山)과 택(澤)이 기(氣)를 통한 것이다. 위(位)는 나누어지려고 하므로 건과 곤이 나뉘어져서 두 괘가 되었고, 기(氣)는 합해지려고 하므로 산과 택이 합해져서 한 괘가 되었다. 또 역(易)의 팔순괘(八純卦), 즉 건괘(乾卦), 곤괘(坤卦), 간괘(艮卦), 감괘(坎卦), 손괘(巽卦), 진괘(震卦), 이괘(離卦), 태괘(兌卦)는 모두 여섯 효가 서로 응하지 않고, 태괘(泰卦), 비괘(否卦), 함괘(咸卦), 항괘(恒卦), 손괘(損卦), 익괘(益卦), 기제괘(旣濟卦), 미제괘(未濟卦)는 모두 여섯 효가 서로 응한다. 태괘(泰卦)와 비괘(否卦)는 천(天)과 지(地)가 서로 응하므로 상편(上篇)에 들어 있다. 함괘(咸卦)와 손괘(損卦)는 소남(少男)과 소녀(少女)가 서로 응하며, 항괘(恒卦)와 익괘(益卦)는 장남(長男)과 장녀(長女)가 서로 응하며, 기제괘(旣濟卦)와 미제괘(未濟卦)는 중남(中男)과 중녀(中女)가 서로 응한다. 그러므로 하편(下篇)에 들어 있다. 그중에서도 함괘(咸卦)는 소남(少男)이 아래에 있으면서 소녀(少女)가 그에 응하는 것이 아주 절실하고 지극하다. 그러므로 하편의 첫머리에 들어 있다. 이 때문에 상경의 단사(彖辭)에서는 ‘여(女)’를 말하지 않았으며, 하경의 경우에는, 함괘(咸卦)에서는 ‘취녀길(取女吉)’이라 하였고, 가인괘(家人卦)에서는 ‘이녀정(利女貞)’이라 하였고, 구괘(姤卦)에서는 ‘물용취녀(勿用取女)’라 하였고, 점괘(漸卦)에서는 ‘여귀길(女歸吉)’이라 하여 대부분 혼취(婚娶)의 일을 가지고 말하였는데, 함괘에서 가장 먼저 보인다.” 하였다.

[주D-002]간괘(艮卦)의 …… 것이다 :

간괘 이효의 효사에, “육이는 장딴지에 멈추니 구원하지 못하고 따른다. 그리하여 마음이 불쾌하도다.[六二 艮其腓 不拯其隨 其心不快]”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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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에 이르기를, “이(離)는 붙음이니, 해와 달이 하늘에 붙어 있고 백곡과 초목이 땅에 붙어 있다.” 하였다.[彖曰 離 麗也 日月 麗乎天 百穀草木 麗乎土]

○ 이일(離日)의 복체는 감(坎)으로 월(月)이며, 호체는 손(巽)으로 초목(草木)이며, 손(巽)의 복체는 진(震)으로 가(稼)이다. 또 이효부터 사효까지는 모양이 감체(坎體)와 비슷하다. -건안 구씨(建安丘氏)의 설이다.- 이는 단지 ‘이(麗)’의 의(義)만을 말한 것이나 상(象)도 모두 갖추어져 있으니, 이것이 역(易)의 묘한 이치이다.


유(柔)가 중정(中正)에 붙어 있으므로 형통하니, 이 때문에 암소를 기르듯이 하면 길한 것이다.[柔麗乎中正 故亨 是以畜牝牛吉也]

○ ‘이호정(麗乎正)’은 이효와 오효를 가리킨 것인데, 중함이 오효에 있으므로 중(中)을 말하지 않은 것이다. ‘유리호중정(柔麗乎中正)’은 이효와 오효를 가리킨 것인데, 중함이 이효에 있으므로 중(中)을 겸하여 말한 것이다. 주자가 이르기를, “오효는 중(中) 자를 빌리고 정(正) 자를 포괄하니, 양(陽)을 기르고 음(陰)을 포괄하는 상이다.” 하였다.


초구는 발자국이 교차하니 공경하면 허물이 없다.[初九 履錯然 敬之 无咎]

○ ‘이(履)’는 아래에 있는 상이다. ‘착연(錯然)’은 양(陽)이 동하고 화(火)가 조급한 상이다. ‘경(敬)’은 양의 획이 실(實)한 상이다. 정자(程子)가 이르기를, “마음에 주장이 있으면 실(實)하다.” 하였다.


구삼은 기운 해가 걸려 있음이니, 질장구를 두드려 노래하지 않으면 크게 기욺을 서글퍼함이다.[九三 日昃之離 不鼓缶而歌 則大耋之嗟]

○ 쌍호 호씨가 말하기를, “‘부(缶)’는 질그릇으로 수(水)ㆍ화(火)ㆍ토(土)의 상을 취하였다. 세 음효가 곤토(坤土)이다.” 하였다. 내가 생각해 보건대, 구삼이 변하면 괘에 세 개의 음효가 있어서 곤토(坤土)가 된다. 이(離)의 복체는 감(坎)이며, 변체(變體)도 감이다. 감(坎)은 수(水)이므로 이것을 섞으면 진흙이 되는데, 이(離)로 구우니 질그릇인 ‘부(缶)’의 상이 있는 것이다.

혹자가 말하기를, “이효부터 오효까지는 역시 모양이 감(坎)과 비슷하다. 변체는, 위는 간수(艮手)이고 아래는 진동(震動)이다. 그러니 질그릇을 두드리는 ‘고지(鼓之)’의 상이 있다.” 하였다. 혹자가 말하기를, “호체는 태(兌)이고 또한 복체는 간(艮)이며, 호체는 손(巽)이고 또한 복체는 진(震)이다. 호체인 태구(兌口)와 이화(離火)는 소리를 내어 노래 부르는 ‘성가(聲歌)’의 상이 있다.” 하였다. ‘대질(大耋)’은 앞서의 밝음이 장차 다하려는 상이니, 이른바 해가 서산에 다가갔다는 것이 이것이다. ‘차(嗟)’는 태구(兌口)와 이화(離火)의 상이다.


구사는 급하게 오는지라 기염이 불타는 듯하니, 죽으며 버림을 받는다.[九四 突如其來如 焚如 死如 棄如]

○ 사효는 양효(陽爻)이면서 이체(離體)이다. 양(陽)의 성질은 움직이기를 좋아하고, 이(離)의 성질은 위로 불꽃이 치솟는 데다 또 아래와 위가 교차하는 곳에 있다. 그러니 갑작스럽게 나와서 급히 달려오는 ‘돌출이래핍(突出而來逼)’의 상이 있다. 구사는 두 이화(離火)의 사이에 있으니, 불타 죽는 ‘분사(焚死)’의 상이 있다. 응함이 없어서 버려지는 ‘기(棄)’의 상이 있는데, 수 양제(隋煬帝)가 죽었을 때 상책(牀簀)으로 관(棺)을 대신한 것과 같은 것이 이것이다.


육오는 줄줄 눈물을 흘리면서 슬퍼함이다.[六五 出涕沱若 戚嗟若]

○ 쌍호 호씨가 말하기를, “‘출체(出涕)’는 이(離)의 목(目)과 태(兌)의 택(澤) 상이다. ‘척차(戚嗟)’는 태(兌)의 구(口) 상이다.” 하였다. 내가 생각해 보건대, 상체는 이(離)로 이(離)는 목(目)이고 호체는 태(兌)로 태는 택(澤)이 된다. 태(兌)가 이(離)의 아래에 있으니 저절로 눈에서 눈물이 나는 상이 되는 것이다. 이(離)는 화(火)가 되는데 화(火)는 소리가 있고, 태(兌)는 구(口)가 된다. 이(離)가 태(兌) 위에 있으니 저절로 입에서 소리를 내는 상이 되는 것이다.


상구는 왕이 출정하면 아름다움이 있을 것이니, 괴수만 잡고 잡은 것이 일반 무리가 아니면 허물이 없다.[上九 王用出征 有嘉 折首 獲匪其醜 无咎]

○ 쌍호 호씨가 말하기를, “‘왕(王)’은 오효를 가리킨다. ‘수(首)’는 상효의 상이다.” 하였다. 내가 생각해 보건대, ‘절(折)’은 상효가 태체(兌體)의 위에 있는데, 태는 훼절(毁折)이 된다. ‘비(匪)’와 ‘추(醜)’는 수(首)를 인하여 상을 취한 것이다.



[주A-001]역상설(易象說) : 본 역상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역(周易)의 기본 원리와 용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므로 역상설 끝에 해설을 간략하게 덧붙였다.
[주D-001]수 양제(隋煬帝)가 …… 것 : 수나라 말기에 우문화급(宇文化及), 사마덕감(司馬德戡) 등이 난을 일으켜 궁궐로 쳐들어가 온실(溫室)에서 수 양제를 살해하였는데, 소후(蕭后)가 궁인(宮人)들로 하여금 침상에 까는 대자리인 상책(牀簀)을 거두어서 이를 관(棺)으로 삼아 매장하게 하였다. 《隋書 卷4 煬帝紀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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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감(習坎)

은 정성이 있어서 마음 때문에 형통하니, 가면 가상함이 있다.[習坎 有孚 維心亨 行 有尙]

○ 감(坎)은 심(心)의 상이 된다. ‘행(行)’은 역시 감의 수(水) 상이다. 감의 수는 아래를 적시나 아래로 더욱더 내려가면 빠지게[陷] 된다. 그러므로 상(尙)이 된다. 이(離)의 화(火)는 위로 치솟으나 더욱더 위로 올라가면 타게 된다. 그러므로 ‘그치는 것[止]’이 길(吉)이 된다.


왕공이 험함을 설치하여 나라를 지킨다.[王公 設險 以守其國]

○ ‘왕(王)’은 오효를 가리키고, ‘공(公)’은 이효를 가리킨다.


초육은 습감에 깊은 구덩이로 들어감이다.[初六 習坎 入于坎窞]

○ ‘습감(習坎)’은 범범히 괘의 이름을 가리켜 말한 것이다. ‘담(窞)’은 아래의 감(坎)을 가리키니, 구덩이 속에 다시 구덩이가 있는 것이다.


육삼은 오고 감이 험하고 험하다.[六三 來之坎坎]

○ ‘내지(來之)’는 육삼이 두 괘의 사이에 있으므로 그 상을 취한 것이다.


육사는 동이의 술과 그릇 둘을 질그릇으로 사용하고, 맺음을 들이되 들창을 통해서 하면 끝내 허물이 없다.[六四 樽酒 簋貳 用缶 納約自牖 終无咎]

○ 쌍호 호씨가 말하기를, “‘준(樽)’은, 호체가 진(震)인바 진의 목(木) 상이다. 감(坎) 역시 목(木)이 된다. ‘궤(簋)’는, 호체가 진(震)인바, 진의 죽(竹) 상이다. ‘부(缶)’는 옹기그릇으로, 곤토(坤土)이다. 감수(坎水)의 복체는 이(離)로, 화(火)의 상이다.” 하였다. 운봉 호씨가 말하기를, “감괘(坎卦) 가운데에는 이(離)가 있다. ‘자유(自牖)’는 이(離)의 비고 밝은 상이다.” 하였다.

내가 생각해 보건대, 아래로는 진목(震木)이고 위로는 감수(坎水)이며, 삼효와 사효 두 효는 가운데가 비어서 물을 담고 있다. 그러니 동이 속에 술이 담겨져 있는 ‘준주(樽酒)’의 상이 있다. 아래의 진(震)은 죽(竹)이고, 위의 간(艮)은 수(手)이다. 그러니 대나무로 만든 그릇인 궤(簋)가 되는 상이 있다. 초효부터 사효까지는 음(陰)이 셋으로 곤토(坤土)가 되고, 삼효부터 상효까지는 음이 셋으로 곤토가 되며, 가운데 두 양은 감수(坎水)가 되는데, 이를 섞으면 진흙이 된다. 감(坎)의 복체는 이화(離火)인바, 불로 진흙을 구우니 질그릇인 부(缶)의 상이 있다. -이상은 쌍봉 호씨의 설을 넓힌 것이다.

감(坎)은 혈(穴)이 되는바, 유(牗)의 상이 있다. 또 이효부터 오효까지는 가운데가 비어 있어 이(離)의 상과 비슷하다. 감(坎)은 이(耳)가 된다. 사효가 감(坎) 안에 있으니, ‘납약(納約)’의 상이 있다. -‘약(約)’은 맺는다는 뜻인 결(結)이다.

본의(本義)에 운운하였다. 살펴보건대, 《관자(管子)》 제자직(弟子職)의 주(註)에 “‘이(貳)’는 다시 더해 주는 것이다. 살펴보고서 다 떨어진 것이 있으면 더 보태 주는 것이다. ‘협(挾)’은 젓가락이다. ‘비(匕)’는 솥에 담긴 것을 뜨는 것이다.” 하였다. 이는 제자(弟子)가 존장(尊長)에게 음식을 올리는 예(禮)이다. -삼이(三貳)는 주정(酒正)에 나온다.

○ 주(註)에 임천 오씨(臨川吳氏)가 운운하였다. 대제(大祭)에 한 동이를 쓰면 세 동이로써 더해 주고, 중제(中祭)에 한 동이를 쓰면 두 동이로써 더해 준다.


구오는 구덩이가 차지 못하였으니, 이미 평평함에 이르면[九五 坎不盈 祗旣平]

○ 전(傳)에 나오는 ‘평(平)’은 가득 찬 것이다.

○ 본의(本義)를 보면, 구오가 비록 감(坎)의 가운데 있으나 단지 평평하기만 할 뿐 가득 채우지는 못하였다고 하였다. 내가 생각해 보건대, 감괘는 아래 획에 흠이 있으니 유(流)의 상이고, 위의 획에 흠이 있으니 안(岸)의 상이다. 짝이 없으면 차게 되고, 차면 평평하게 되어서 나오는 것이다.


상육은 매되 동아줄을 사용하여 가시나무 숲 속에 가둬 두니, 삼 년이 되어도 면하지 못한다.[上六 係用徽纆 寘于叢棘 三歲 不得]

○ 쌍호 호씨가 말하기를, “‘휘묵(徽纆)’은 옥중(獄中)에서 묶어 놓는 끈 이름이다. 감(坎)의 형옥(刑獄)을 인하여 상을 취한 것이다. ‘삼세(三歲)’는 상괘 세 효의 상이다.” 하였다. 내가 생각해 보건대, 상효가 변하면 손(巽)이 되는데, 손은 승(繩)이 된다. 감(坎)을 인하여서 손(巽)이 되므로 휘묵(徽纆)의 상이 되는 것이다. ‘계(係)’는, 호체가 간(艮)으로 간의 수(手) 상이다.

‘총극(叢棘)’은, 《주례(周禮)》 추관(秋官) 사구(司寇)에 “조사(朝士)는 외조(外朝)의 정법(政法)을 세우는 것을 관장한다. 왼쪽에는 아홉 개의 극목(棘木)을 세우는데, 이곳에는 고경(孤卿)이나 대부(大夫)가 자리하며, 여러 사(士)들이 그 뒤에 있다. 오른쪽에는 아홉 개의 극목을 세우는데, 이곳에는 공(公)ㆍ후(侯)ㆍ백(伯)ㆍ자(子)ㆍ남(男)이 자리하며, 여러 관리들이 그 뒤에 있다. 앞쪽에는 세 개의 괴목(槐木)을 세우는데, 삼공(三公)이 그곳에 자리하며, 주장(州長)이나 뭇 서인(庶人)이 그 뒤에 있다. 왼쪽에는 가석(嘉石)을 설치하는데, 이로써 파민(罷民)들을 감화시킨다. 오른쪽에는 폐석(肺石)을 설치하는데, 이로써 궁민(窮民)들의 하소연을 상달(上達)한다.” 하였다. -그 주(註)에 “‘극(棘)’은 속이 붉으면서 겉에 가시가 달린 것을 취한 것이다. 괴(槐)라는 말은 품어준다[懷]는 뜻이다. 오는 사람을 이곳에서 품어주어 그와 더불어 정사를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고경’은 수가 아홉이고, 제후는 복(服)이 아홉이다. 그러므로 모두 아홉 개의 극목을 세우는 것이다. ‘삼공(三公)’은 상공(上公)으로, 세 사람이다. 그러므로 세 개의 괴목을 세우는 것이다. ‘파민’은 게을러서 스스로 자강(自強)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하였다.

○ 사구(司寇)가 가시나무 아래에서 옥사(獄事)를 처리한다.

○ 《주례》에 대한 정현(鄭玄)의 주(註)에 “‘환토(圜土)’는 옥성(獄城)으로, 둥근 모양이다.” 하였다.


[주A-001]역상설(易象說) : 본 역상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역(周易)의 기본 원리와 용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므로 역상설 끝에 해설을 간략하게 덧붙였다.
[주D-001]습감(習坎) : 감괘(坎卦)를 말하는데, 습(習)은 거듭함을 말한다. 다른 괘에서는 같은 괘가 반복되어도 습(習) 자를 붙이지 않는데, 유독 감괘에서만 습 자를 붙였다. 이에 대해서 서괘전(序卦傳)에 “감괘에서만 습 자를 더한 것은 거듭 험함[重險]으로, 험한 가운데에 다시 험함이 있는바, 그 뜻이 큼을 나타낸 것이다.” 하였다.
[주D-002]상(尙)이 된다 : 이 부분은 아래의 ‘그치는 것이 길(吉)이 된다.’는 글을 참고해 보면, 아마도 빠진 글자가 있는 듯하다.
[주D-003]본의(本義)에 운운하였다 : 이 부분의 본의에 이르기를, “이(貳)는 더해 주는 것이다. 《주례》에 ‘대제에는 세 번 더해 준다.’ 하였고, 제자직에 ‘왼쪽으로는 빈 그릇을 잡고 오른쪽으로는 숟가락을 잡아 주선하여 더해 준다.’ 한 것이 이것이다.[貳 益之也 周禮 大祭三貳 弟子職 左執虛豆 右執挾匕 周旋而貳 是也]” 하였다.
[주D-004]삼이(三貳)는 주정(酒正)에 나온다 : 《주례》 천관(天官) 주정(酒正)에, “대제에는 세 번 더해 주고, 중제에는 두 번 더해 주고, 소제에는 한 번 더해 준다.[大祭三貳 中祭再貳 小祭壹貳]” 하였다.
[주D-005]임천 오씨(臨川吳氏)가 운운하였다 : 임천 오씨가 이르기를, “동이[樽]로써 술을 담고, 그릇[簋]으로써 음식을 담는다. 또 질그릇[缶]으로써 술을 담아 동이에다 더해 준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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